[미디어펜=김소정 기자]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칠레 주재 한국외교관이 20일 오전 국내로 소환돼 외교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재외공무원 복무 기강,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추행과 같은 중대 비위에 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철저한 조사와 법령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나갈 방침”이라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복무 기강을 한층 더 철저히 확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교관의 범죄는 칠레 현지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방영된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났다. 이미 성추행 등 피해를 입은 한 미성년자의 부모가 고발을 한 것이다. 보도에서 이 외교관은 미성년자를 강제로 껴안으려고 하고 키스하려는 등 명백한 성추행 행위를 보였다.

현지 교민들은 국내 방송을 통해 해당 외교관의 추가 혐의도 전하고 있다. 12세 소녀가 성폭행 당했다거나 한 교민의 칠레 현지인 부인을 성희롱한 일, 한국인 칠레 유학생을 성추행하는 등 갖가지 추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면서 해당 외교관이 현지 방송사의 ‘함정취재’ 이후 대사관에 보고를 했고, 그에 따라 대사관에서 조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대변인은 “앞으로 (해당 외교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공관장의 지휘, 감독 문제 같은 것들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이번 의혹이) 개인의 일탈인지, 조직의 관리·감독의 문제인지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대변인은 칠레 정부가 이번 사건으로 양국간 우호관계가 영향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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