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과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시사저널 보도가 나온 이후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부장은 전날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뒤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냐’라는 질문에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어쨌든 나는 모른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당시 중수부장이었는데 모른다면 없었던 일이라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이 전 부장은 “그때 나 말고 밑으로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이 있었고 위로는 대검 차장, 검찰총장이 있었는데 내가 모른다면 윗분들도 모르는 일일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시사저널은 ‘박 회장과 가까운 지인’ 등 복수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박연차 전 회장이 2005년 외교부 장관이던 반 총장에게 서울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20만달러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유엔 총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 초 박 회장이 자신이 잘 아는 뉴욕의 한 식당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 총장이 식사하러 오면 3만달러를 주라고 했고, 전달된 것으로 안다”는 말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검 중수부가 2009년 3월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할 당시 박 회장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으나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국익에 해가 될 것을 우려해 덮었다”는 당시 박 회장 변호인의 증언도 전했다.

이 전 부장은 ‘아랫선에서 보고하지 않고 넘어갔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강한 부정의 의미로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그는 가정을 전제로 “기사를 대충 봤는데 2005년 일은 공소시효가 지났다. 2007년 이전에는 뇌물죄의 공소시효가 10년이라 어차피 수사를 못한다”고 언급했다.

이 전 부장은 박연차 게이트 사건 당시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했으며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2009년 7월 검찰을 떠났다. 당시 중수부 수사팀에는 이인규 전 중수부장 외에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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