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인 최순실씨(60·구속기소)가 2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재소환 요구에 대해 출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검팀은 최씨가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사실은 밝혔으나 구체적인 불출석 사유에 관해선 함구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최씨는 24일 처음으로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줄곧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던 최씨는 26일 국조특위 위원 8명이 직접 '감방 청문회'에 나선 뒤에야 국조위원들과 마주했다.
특검팀은 당초 최씨를 이날 오후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소환조사하려 했지만 최씨가 이에 불응하면서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최씨를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지난해 국민연금공단을 움직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지원하고 삼성그룹은 그 대가로 최씨와 딸 정유라씨에게 거액의 자금을 컨설팅과 지원 등 명목으로 제공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청와대의 압력 행사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오전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을 소환하려 했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받은 뒤 오후 출석을 재차 요구했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도 이틀째 불러 조사한다. 오후 2시 강남구 대치동 D 빌딩 사무실로 재소환한다고 밝혔다.
홍 전 본부장은 전날 오전 9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4시께까지 '밤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가 약 10시간 만에 다시 출석한다. 그는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의견을 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밖에 특검팀은 합병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의 자택을 26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날 오전부터는 문형표 이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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