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는 반 전 총장이 헌법 개정 뿐만 아니라 정치·정당개혁에도 관심이 깊다는 점을 시사, 폭넓은 정계 개편 움직임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기도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달 중순쯤 귀국 예정인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최근 측근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분열과 갈등을 치유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선거구제) 개편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우리나라는 지금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인데, 지금 소선거구제 후유증이 너무 큰 것 아니냐"며 중대선거구제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오래전부터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얘기했는데, 맞는 말 아니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퇴임 후 귀국을 앞두고 처음으로 공개된 '정치적 발언'이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가 임박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반 전 총장이 안 전 대표를 직접 거명하며 그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찬성 의사를 타진한 건 '제3지대론'을 펴고 있는 안 전 대표는 물론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범야권 유력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논의가 개헌 여부 등에만 집중되며 동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정치개혁과 관련 선거구제 개편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져 개혁적 주자 이미지를 피력하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