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대사관서 공청회, 박근혜대통령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접목돼 주목

우리나라와 러시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개발을 위한 합작사업을 본격 논의한다.
박근혜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푸틴 러시아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연계돼서 구축되는 유라시아이니셔티브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나진-하산간 철도건설에 대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박대통령은 유라시아이니셔티브가 한반도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평화의 심장으로 만들 수 있다며 원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러시아도 극동지역 개발과 태평양으로 통하는 관문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횡단하는 대규모 철도망체계를 구축하는 데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한러시아대사관과 러시아철도회사(RZD)는 이와관련, 14일 서울 정동 러시아대사관에서 ‘혁신적 러시아철도개발 계획’ 공청회를 갖는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개발방안과 한국기업의 참여문제, 한반도종단철도와 러시아 극동의 하산과 북한의 나진 철도건설을 위한 한-러 협력방안, 러시아의 철도수송체계와 물류기지 개발방안을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서 그동안 제시되지 않았던 BAM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BAM프로젝트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바이칼호수 위쪽을 거쳐 하바로프스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철도노선이다. 타이쉐트에서 하바로프스크, 콤소몰스크로 이어지는 철도망이다. 기존 시베리아횡단철도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바이칼호수 아래쪽을 거쳐 하바로프스크,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이는 러시아가 모스크바에서 극동에 이르는 철도수송체계를 2중적으로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선택폭도 넓어졌다.

이날 공청회에는 러시아 철도관련 거물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철도연구원의 보리스 라피두스원장이 단장으로 참석하며, 알렉스 아스타피에프 러시아철도회사 국제협력부 부수석, 미하일 티우리니코프 러시아철도회사 국제협력부 전문위원, 파벨 라고프 러시아철도회사 판매이사, 콘스탄틴 우누코프 주한러시아대사 등도 나올 예정이다.

한국에선 외교부 하태역 유럽국장, 기획재정부 정홍상 대외경제협력관, 미래부 이재홍 국제협력관, 국토부 김경욱 철도국장과 철도협회 강팔문 부회장, 철도기술연구원 홍순만 원장, 김기환 선임본부장, 코레일 황승순 본부장, 교통연구원 임삼진 연구위원, 교통안전공단 최양규처장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수십년전부터 하나의 유라시아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여온 장치혁 한러협회회장, 오명 동부그룹회장(전 부총리), 권영해 건국회회장, 엄치성 전경련 상무, 성백웅 무협 남북교역팀장, 안낙균 철도기술협력회 부회장, 강기동 삼성물산 고문등이 참가한다.

러시아대사관 공청회는 무엇보다 박대통령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 발표한 후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박대통령과 푸틴대통령은 지난해말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철도협력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한 바 있다. 그 후속조치로 현재 나진-하산간 철도망 건설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박대통령이 꿈꿔온 유라시아프로젝트가 이제 서서히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다. 민간에선 장치혁 회장이 수십년간 하나의 유라시아 철도망구축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왔다. 장회장은 외환위기 전엔 고합그룹을 경영하면서 이 사업을 추진했다. 지금은 고합이 매각된 상태. 그는  사재를 털어서 이 사업의 타당성검토와 구체화를 위한 연구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원로경제인의 국가경제와 한반도통일을 겨냥한 집념이 돋보인다. 재물은 잃었지만 국가백년대계사업에 마지막 정열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장회장은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시켜 한국에서 모스크바, 유럽까지 하루 24시간에 갈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왔다. 한국에서 유럽을 24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것은 고속철도가 시속 500km이상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북아 7억인구와 유럽의 7억인구가 만나 엄청난 경제협력이 촉진되고, 한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그랜드 브릿지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이 과거엔 일본과 중국 러시아등의 침략교두부로 활용됐지만, 유라시아철도가 구축되면 한반도는 교역, 교류, 평화의 다리가 된 것이다.

그는 시베리아횡단철도, 즉 유라시아 철도망 건설로 아시아와 유럽, 러시아간의 인적 및 물적 교류를 촉진하고, 러시아의 중앙에 있는 엄청난 지하자원을 개발해 한국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지나는 지역은 인류에 필요한 모든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것이다. 유라시아철도건설은 우리경제가 100년간 사용하는데 필요한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장회장의 주장이다.

러시아가 자국 철도수송체계 구축에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하는 점도 고무적이다. 러시아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한국기업의 투자참여를 바라는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한국간의 의견조율이 이뤄지면 부산에서 유럽까지 잇는 철도비전이 가시권에 접어들게 된다.
장치혁 회장은 “유라시아철도구상은 실천단계에 접어들면 양국간 철도협력을 넘어서 남북한간에도 경제협력의 혈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유라시아철도망 건설은 한반도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류와 평화의 교두보로 만들 수 있다. 장회장은 이어 “유라시아철도망 건설은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통한 통일한반도 실현을 앞당기고, 한중일러시아 등 동북아국가간의 평화공동체 실현에도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