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측 권성동 법사위원은 20일 "탄핵소추 의결서에 기재된 대통령의 법률 위반 행위가 어떤 죄가 된다는 부분을 제외하고 어떤 헌법상 원칙을 위반했는지를 중심으로 다시 작성해 헌재에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심판은 대통령의 직무 집행 경위가 헌법 등에 어긋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의 뇌물수수,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느냐는 관심 사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영장 기각은 형사재판에 관한 것이라서 탄핵심판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권 위원장의 이런 발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이 박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달 9일 헌재에 제출한 대통령 소추의결서에서 박 대통령의 법률 위반 행위 8가지를 '뇌물' '강요' 등 혐의까지 붙여 자세하게 기재했다. 이에 대해 "국회가 과욕을 부려 탄핵심판 진행이 지연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권 위원장은 또 최근 특검 수사가 완료되면 수사기록을 보내 달라고 요청할 것이란 방침을 철회한다며 "특검 수사 결과가 (탄핵 심판 결론보다) 먼저 나와도 수사기록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이미 검찰 수사에서 사실관계가 거의 드러났고, 특검 수사기록을 요구할 경우 (기록) 복사 등으로 인해 탄핵 심판이 무한정 지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헌재는 전날 공개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이 제기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작성한 업무 수첩과 관련한 이의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우리 심판에서 채택한 증거는 안 전 비서관의 증언 및 진술"이라며 "수첩 원본이 헌재에 제출되지 않은 만큼 위법수집 문제는 형사재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재판관은 이어 "수첩 압수는 외관상 적법 절차를 따르고 있어 현 단계에서 위법수집 증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