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일각에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발생 시 가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최고수위 제재 확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특정 기업이 시장 독과점을 오래 지속할 경우 해당 사업에서 '손을 떼게' 하는 기업분할명령제 도입을 추진한다.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공정거래법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밖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촉발한 정부의 대기업 재단 출연 요구와 같은 '준조세' 금지법도 제정하기로 했다. 당 윤리위의 경우 앞으로 상시 가동하고, 당원들에게 강화된 윤리규정을 적용토록 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2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이른바 '3정(정치, 정당, 정책) 혁신' 쇄신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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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미디어펜 |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 시 지원 확대, 중소기업 지원 강화 등을 내놨지만 방점은 대기업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벌에 찍혔다. 사실상 경제 '좌(左)클릭' 노선을 택한 것으로, 당초 취임 일성이었던 '보수 가치 재정립'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발표한 정책 쇄신안에는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대기업의 불공정 위법 행위에 대한 최고 수위의 제재 ▲가맹사업법 등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소비자 관련 집단소송법 개정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 강화 등이 포함됐다.
징벌적 손배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특허를 침해하거나 가맹사업법을 위반하는 등 불법 행위를 통해 얻은 이익의 10~20배에 달하는 배상금을 부담하게 하는 것으로, 현재 제한적으로 적용 중이다.
기업분할명령제는 시장 독과점 금지가 정부의 규제만으로는 어려울 때 법원이 강제 분할을 명령하는 제도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보다 더 강력한 기업 규제로 꼽힌다.
야권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해체 등 반시장적 정책을 내세운 가운데 소위 '산토끼' 중도층 표심만을 의식하고 이에 동조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인 위원장은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야당 정책을 수용했다기보다 국민의 필요, 국민의 뜻을 수렴한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서라면 왼쪽 오른쪽이 어딨나. 국민이 원하면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변했다.
다만 준조세를 강요하고 이에 응하는 기업에 대해 엄격하게 형사처벌하는 가칭 '기업의 김영란법'인 정경유착형 준조세 금지법을 제정하기로 한 점은 정경유착 논란 재발의 여지를 막을 수 있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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