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선예비후보 등록후 현충원서 YS·DJ만 참배…오후 광주행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3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대권행보에 돌입했다.

강경좌파로 분류되는 그는 대선행보 일성으로 주한미군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고, 이승만 초대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친일·독재·매국·학살 세력"으로 규정하며 참배 거부라는 돌출행동을 보였다. 대선주자로서 통합에 주력하긴커녕 갈등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예상된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현충원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미래의 심대한 위해를 가하는 조치"라며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한국과 미국이 사실상 종속관계임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반드시 철회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당일 한·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키로 한 것에도 "국익 중심의 자주적 균형외교라는 대원칙에서 벗어나 특정 국가에 종속되거나 굴욕적 태도를 취하면 이 나라가 존속하기 어려워진다"고 비난한 뒤 "반도국가의 운명은 지도자의 태도와 용기, 의지에 달려있다. 위기와 기회 중 어느 쪽을 택할지가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3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대권행보에 돌입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을 강대국에 끼인 약소국·반도국으로 규정하는 한편,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함께 건국의 기반을 제공한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종속관계'라고 치부한다는 점에서 강경좌파의 시각만을 대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주'를 거론하고 있지만 중국의 사드 관련 내정간섭과 무역보복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중사대주의라는 역설적 행태라는 논란 소지도 있다.
 
이 시장은 진영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과 노태우,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지는 친일·독재·매국·학살 세력이 다수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불의한 기득권자로부터 다수 약자들이 지켜지는, 정확한 의미의 민주공화국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제 몫을 다하겠다"며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민주공화국을 위해, 비록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불의한 세력과의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수진영 전체를 '불의한 세력'으로 규정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 발언이다.

특히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지 않은 이유를 "이승만 대통령은 친일 매국세력의 아버지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국정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했던 그야말로 독재자"라고 강변했다.

또한 "우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곳에 묻힌다 한들 광주 학살을 자행한 그를 추모할 수 없는 것처럼, 친일·매국 세력의 아버지와 인권침해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오후 중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기로 한 이 시장은 "저의 삶을 바꿔버린 광주 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꿔버린 사건"이라며 "제 사회적 삶의 어머니 광주에서 새로운 제 정치인생을 고하고 도움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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