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촛불 본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쏟아내는 보호주의 정책으로 전 세계가 초비상이다. 하루하루 살얼음판 위를 걷는 아슬아슬한 정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다행인 점은 안보 분야에서 한·미공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13일이다. 3일 한·미국방장관은 한반도안보환경과 굳건한 한·미동맹체제 발전, 미국의 한국 방위공약과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주한미군 사드 배치 등 동맹현안을 의제로 논의했다.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올해 중 배치 운용키로 합의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측면에서는 한국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스트롱맨 전성시대 정글 같은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국익을 수호하는 첩경이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국으로서는 한·미 동맹이 최후의 보루다.
북한은 한·미국방장관 회담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대외선전단체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의 핵전쟁 괴물인 싸드(사드)를 끌어들이기로 하였으며 북침선제공격계획까지 짜놓고 조선반도 정세를 핵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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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차 촛불집회에 등장한 "사드가고 평화오라" 는 투쟁委 행진. 깃발에는 중국어 글씨도 등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북한은 "미국과 괴뢰패당은 얼토당토 않은 북핵 위협과 도발을 떠들며 일방적인 북 비핵화를 떠들 것이 아니라 남조선에 끌어들인 핵무기들부터 모두 공개 철폐해 남 비핵화부터 선행하여야 한다"며 있지도 않은 남한 핵무기를 문제삼는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북한의 생떼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안보분야에서 더욱 공고해지는 한·미동맹에 대한 초조함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계획된 전술로도 읽힌다. 남한 내부의 적들을 위한 선전선동책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을 주도해 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2일 사드배치는 1000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퇴진행동은 "대북 압박과 사드 한국 배치 등을 논의하는 한·미 고위급회담을 중단하라"고도 주장했다. 촛불집회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퇴진행동은 지난달 11일 전국대표자회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 중단 △성과연봉제 저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등을 '박근혜정부 적폐 청산 과제'로 제시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이 내건 과제는 이념의 갈등, 노사의 갈등, 역사의 갈등이다. 이념과 노사와 역사는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최고의 먹잇감이다.
이제 촛불의 성격은 더욱 명확해졌다. 가면속에 가려진 진면목을 스스로 내보인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을 이용한 그들의 속셈을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반미투쟁은 그들의 일상이요, 한미동맹 흔들기는 좌파의 숙원이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3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매티스 장관의 회담을 규탄집회를 가졌다. 손에는 '사드 배치 반대' '매티스 방한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안보불안감이 고조되는 것쯤은 남의 나라 얘기다. 북핵 위기감이 극에 달한 현실에서 한·미동맹을 이간질 하는 것은 이적행위나 다름없다.
한·미FTA 재협상, 환율, 방위비 분담 등 트럼프 행정부와 풀어야 할 난제는 첩첩산중이다. 첫 단추인 한·미 안보분야에서 엇박자가 난다면 양국간의 갈등은 예측불허 양상으로 튈 우려도 높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의 국익손실로 돌아올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치권이다. 촛불민심을 등에 업은 야당 대선 후보들의 안보 흔들기다. 4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사드 토크쇼'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 야 3당 대표와 유력 대선 후보들도 참석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동맹의 균열은 안보의 핵심축을 무너뜨리는 자살행위다.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볼 것이다. 누가 촛불 뒤에 숨은 내부의 적인지를.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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