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7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K스포츠재단 출자는 기업에서 했지만, 운영은 청와대가 맡았다고 생각한다”며 “최순실(61)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업무지시 통해 그랬다”고 말했다.

정현식 전 총장은 이날 이를 묻는 강일원 주심 재판관의 질문에 “직접적인 업무지시는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했지만, 광의로 보면 그렇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정 전 총장은 “최씨와 안종범 수석을 통해 의사결정이 집행된 것이라면 이사회는 무엇을 했느냐”는 강 재판관의 이어진 질문에 “대단히 표현하기 부끄럽지만, 이사회는 껍데기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총장은 청와대가 운영했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최씨가 말한 사항이 하루 이틀 시차를 두고 안 전 수석에게서 같은 말이 나오니까 청와대 의중이 실린 것이라고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전 총장은 “최씨가 청와대를 조종한 것으로 보였나, 아니면 (최씨가) 청와대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였나”는 서기석 재판관의 질문에 “두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 뜻이나 지시라며 전달한 적 있느냐”는 대통령 대리인단 질문에 “(안 전 수석이) 전화 통화하면서 VIP의 관심사항이라고 말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답했다.

   
▲ 정현식 "청와대가 K스포츠 운영 맡았다고 생각…안종범·최순실 통해 지시"./사진=미디어펜


한편 정 전 총장은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맺은 업무협약의 배경과 관련 “저는 재단은 재단이고 더블루케이는 더블루케이인데 서로 엮이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협약은 제가 (지시)한 게 아니라 회장님, 최순실씨가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전 총장은 “최씨가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사익을 챙겼다는 이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작년 6월 더스포츠엠(SPM)의 존재나 배경에 대해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대표로 돼 있고, 실제 회사 오너가 최순실씨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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