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영수 특별수사팀의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일정과 장소를 논의하던 청와대가 8일 특검이 ‘여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전날 일부 언론이 대면조사 일정·장소가 확정됐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특검을 어떻게 믿느냐”고 강력 비판한 것이다. 박 대통령 측에서는 “특검이 조사 전에도 여론 플레이를 하는데 조사 후 또 얼마나 여론 장난을 치겠냐”는 주장도 나와 그동안 특검발로 나왔던 각종 언론보도에 대한 박 대통령 측의 깊은 불만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이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일정에 대해 “10일 언저리”라고 발표한 날 일부 언론은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9일 청와대 위민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특검이 특정 방송에 계속해서 유출한 것에 대해 매우 격앙돼 있다”고 밝혔다. 또 “조사 날짜가 공개된 것은 특검의 언론 플레이로 대통령에게 꼼수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특검과 대화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는 말도 나올 정도로 특검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말했다.

특검은 “날짜 공개를 우리가 한 적이 없고 조사일이 공개됐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특검은 전날 공개 브리핑에서는 조사 시점을 “10일 언저리”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특검이 언론 유출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한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고 대면조사 일정은 불투명해졌다”고 주장하고 있어 자칫 대면조사 무산설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8일 공개 브리핑에서는 “그럴 사정이 있다”며 대면조사와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고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대면조사 일정도 흘리는데 조사 후에 특검이 얼마나 여론 장난을 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그동안 수사 내용을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리면서 박 대통령을 흠집 내고 있던 것에 불만이 컸고, 이번 대면조사의 경우 비공개로 하기를 원했는데도 조사 일정과 장소가 언론에 유출된 것에 반발하는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특검 대면조사를 거부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특검 조사는 대통령이 약속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청와대가 특검을 비판하는 배경에는 대면조사 이후 언론 유출 등 상황을 감안해 막판 신경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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