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태극기집회 새누리당 선봉에 선 김문수 새누리당 비대위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순실 사태가 터지고 검찰, 국회, 특검에서 수사를 벌여 18명이 구속됐지만 대통령이 왜 탄핵을 당해야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하다가는 앞으로도 툭하면 대통령 탄핵 소리가 나올 것이다.”

사분오열 우왕좌왕하던 새누리당에서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전 경기도지사)이 태극기집회의 선봉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당직자의 공식 목소리를 보태기로 한 것이다. 

그는 지난 19대 대선 때 박근혜 의원의 뒤를 이어 당내 2위 주자였다. 당시 지지율도 14%에 달했던 그다. 

김 전 지사는 "박 의원과 경쟁하던 시절 그의 지지자들에게 미움을 많이 받았다. 박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은혜를 받은 것도 하나 없다. 또 노동운동을 하던 때에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탄압만 받았다. 하지만 지금 박 대통령의 처지가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 역사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난다’는 주장은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당직자로서 탄핵 반대를 공식 표명하고, 태극기집회에 나가기 전 고민은 없었나.

“당연히 고민했다. 수개월째 광장에 단두대가 세워지고, 대통령 효수가 내걸렸다. 국회에서 대통령의 속옷까지 벗겨 전시해도 언론의 비판이라고는 없다. 하지만 내 양심의 목소리를 저버릴 수 없었다. 특히 문 전 대표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 발언은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부추기는 말이다. 광장에 자유민주주의가 사라졌다. 추미애 대표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퇴임 이전에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도 협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덕산동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열린 국가안보정상화 촉구대회에서 참여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태극기집회에 나가보니 어떠셨나.

“서울에서 대구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모든 행진이 끝날 때까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과거 제 지역구였던 부천 소사에서 오신 분과 행렬에서 마주쳤다. 전북 익산에서 오셨다는 분도 만났다. 모두 대통령 걱정은 물론 아들과 손자들이 살아가야 할 이 나라를 걱정했다. 행진하는 동안 정말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모두들 진지하고 간절했다. 행진이 끝나고 근처 식당에 갔더니 온통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었다. 그곳에서도 대통령과 나라 걱정뿐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이 근거 없다고 판단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사건 초기 내부 제보자로 영웅시되던 고영태 K스포츠재단 이사가 최순실 씨를 이용해 정부예산을 빼돌리려 한 의혹이 최근 드러났다. 그런데 검찰은 이 사건을 작년 11월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은폐해왔다. 그동안 수사가 얼마나 편파적인지를 알 수 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직접 뇌물을 수수한 것도 아니다. 세월호 7시간 동안 행적에 대해서도 밀회설에 굿판에 성형시술까지 그동안 온갖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닐뿐더러 탄핵에 영향을 줄 수도 없다.”

-특검이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로 대통령의 위헌성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블랙이라는 말은 딱지 붙이기다. 여론재판에 특검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리스트가 왜 나쁜가. 모든 행정의 기본은 리스트 작성에서부터 시작된다. 문화체육 분야가 상당히 복잡하다. 문화도 다양하고 체육도 생활체육부터 국가대표까지 얼마나 많냐. 리스트없이 행정이 불가능하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소작농가인지, 자영농가인지, 독농가인지 다 가려서 분류해야 정책이 나온다. 그런데 리스트 만들면 다 기소해야 하나. 야당만 추천권을 갖고 만들어진 지금 특검은 태생적으로 편파 특검일 수밖에 없다. 이 정부가 리스트를 갖고 대체 뭘했길래 법원에서 영장이 나왔는지 모두 촛불에 넋이 나갔다고 볼 수밖에 없다.”

-태극기집회가 과거 박정희 향수를 간직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지적이 있다.

“왜 노무현 향수는 선이고, 박정희 향수는 악이 되어야 하나. 김대중 향수는 좋은 것이고, 박근혜 향수는 비판받아야 하나.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과 산업혁명으로 가난으로부터 나라는 살린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오래 기억되고 사랑받아야 한다. 그것이 정상적인 국가이다. 촛불집회에 대해 말해볼까. 문재인 전 대표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난다’고 한 발언은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조장하는 것이지 자유민주주의 혁명이 아니다. 

추미애·심상정 야당 대표가 ‘이정미 재판관 퇴임 이전에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탄핵심판 날짜를 정해 압박하는 것은 협박이다. 이런 자들을 탄핵시켜야 하는데 국회의원을 탄핵할 방법이 없으니 국회의 무소불위 권력을 비판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서 차기 대선 준비도 하셔야 할 텐데 혹시 당 차원에서 개헌으로 여권후보 단일화 등 계획 없으신가.

“개헌이 가능할지에는 회의적이다. 4년 임기 대통령 중임제 외에 내각제나 이원집중부제 등 개헌 논의는 국회의원에 대해 탄핵, 주민소환이 가능하게 해서 면책특권을 없애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보좌관 숫자도 대폭 줄이고 국회해산권까지 만들어놓고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야가 번갈아가며 이합집산해서 총리만 계속 바꾸는 폐해가 생길 수 있다. 4년 임기 대통령 중임제를 하면 대통령도 소신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기도지사 8년 해보니 그 정도라야 뭘 좀 바꿀 수가 있더라.”   

   
▲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덕산동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열린 국가안보정상화 촉구대회에 참여했다./미디어펜


-아직 공식 출마선언은 안하셨지만 20대 대선에 도전하실 것으로 알고 있다. 보수후보의 공약 좀 제시해달라.

“안보정책으로는 북핵에 대비해 미국의 전술핵을 도입하고 자체 무기개발 능력을 갖춰야 한다. 경제와 일자리 정책에서는 언제나 ‘기업 중심’이어야 한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수준으로 법인세를 낮추고 대폭적으로 토지규제도 풀어야 한다. 아울러 기업용지 마련을 통해서 토지비용도 낮춰야 한다. 정부 행정도 과감한 규제 철폐 등 기업 친화적 행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민주노총 등 강성 과격 노조를 개혁해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친 재벌, 친 기업’이라고 비판하더라. 하지만 삼성 같은 기업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면 나는 ‘친 기업’할 것이다. 아울러 나는 ‘친 노조’이기도 하다. 경기지사일 때 전국에서 가장 강성 노조로 꼽히는 도립의료원 민노총과 아주 잘 지냈다. 분규 한번 없었다. 경기도에 6개 있는 도립의료원을 나만큼 자주 들락거린 지사가 없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할 것이고 나는 잘 할 수 있다. 나는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을 믿는다. 옳은 수단을 써서 능숙하게 구사하면 못할 일이 없다.” 

-불출마 선언하셨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해서 유력 대선후보들 평가 좀 해달라.

“반 전 총장의 경우 피겨스케이터가 킥복싱 링에 올랐다가 경기가 막 시작되기 전에 내려간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훌륭한 피겨스케이터가 아니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의 인품이나 그가 지난 10년간 유엔에서 보여준 업적을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선되면 북한 김정은부터 알현할 분이라서 국민들이 우려한다. 헌재에서 탄핵심판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는 발언은 과연 변호사 출신이 할 수 있는 것인지 내 귀를 의심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의 인연은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였던 민주당 지방선거 자금 2억5000만원을 노 전 대통령이 운영하던 장수천의 빚 청산에 사용한 불법행위를 당 차원에서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3건의 형사고발과 총 20억원짜리 민사소송을 당했지만 모두 이겼다. 

도지사가 된 뒤 안희정 후보는 상당히 부드러워졌고 성숙해졌다. 보수층에서는 그가 내놓는 중도·보수층을 껴안는 발언들을 선거전략 차원이라는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선거전락적이라고 하더라도 옳은 말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금 대통령이 부재 중인 위기의 대한민국의 선장 역할을 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국난을 극복한 명재상 서애 유성룡에 비견할 만큼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권한대행 역할을 역사적인 신성한 사명으로 보고, 숙명이자 영광으로 여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선후보로서 스스로를 평가하신다면.

"안보와 경제에서 탁월한 ‘비빔밥형 후보’로 불리고 싶다. 평생 좌파 20년 우파 20년을 경험했다. 노조에서 노동운동에도 앞장서봤고 경기도지사로서 평택에 100조 이상의 삼성 투자유치도 성공시켰다. 평택에 120만평의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에 6년이 걸렸는데 이를 위해 공업용수관을 별도 신설, 고압 산업용 전력 공급을 위해 변전소 신설에 토지비용 대폭 인하 등 많은 일을 했다. 경제를 살리려면 ‘공무원 갑질’ 등 관료주의를 없애는 등 부정부패도 뿌리 뽑아야 한다. ‘재벌 특혜’라는 비판은 편견이다. 우리 공장을 해외로 뺏기지 않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특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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