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의 대세론’에 도전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돌풍이 호남에서 불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호남대첩을 노려볼만해졌다.
처음 안 지사가 19대 대선에 도전장을 냈을 때에만 해도 차차기 후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 2위권을 유지하더니 마침내 호남 지지율까지 상승세를 탔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뛰어넘기 위한 첫 관문으로 꼽히는 호남에서의 경쟁력을 얻어 당내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완전국민경선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당내 조직력이 밀리는 안 지사가 호남 지지율만 등에 업는다면 역으로 경선룰 효과도 톡톡히 볼 수가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최근 3주간 호남 지지율 변화 추이를 보면 안 지사는 5.8%→9.5%→16.4%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37.4%→36.7%→37.0%였다. 6~10일 리얼미터와 MBN·매경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문 전 대표가 여전히 많이 앞서고 있지만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반면, 안 지사는 두배 가량 급등하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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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의 대세론’에 도전하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돌풍이 호남에서 불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호남대첩을 노려볼만해졌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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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1%, 안 지사는 20%로 나타났다. 호남에서 2040세대는 문재인, 5060세대는 안희정을 지지하는 특징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호남에서는 2040의 표심이 5060의 정서를 따르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경선이 본격화될 무렵에는 호남 민심이 안희정으로 정리될 것”이라며 자신감도 보였다.
호남 지지율이 들썩이자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지난 주말인 11~12일 각각 전북과 광주를 방문해 호남민심에 호소하는 대권행보로 맞붙었다. 이곳에서도 두 사람은 ‘대세’와 ‘적자’를 내세우는 프레임 경쟁을 펼쳤다.
문 전 대표는 대세론 굳히기로 일관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도 “호남은 전통적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후보에게 전략적 선택을 해 왔다”며 “대세론을 더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이 역대 선거에서 후보의 인물선호도보다는 정권교체 가능성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온 성향에 호소한 것이다.
반면 안 지사는 12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역사를 잇는 장자가 되겠다. 오랫동안 차별받은 호남의 한을 풀고 억압을 극복하겠다”며 야권의 ‘적자’임을 내세웠다. 호남의 정치적 상징성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안 지사 측은 민주당의 첫 경선지인 호남권역 경선에서 문 전 대표와 접전을 펼친 뒤 안 지사의 홈 그라운드인 충청에서 열리는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이번에는 문 전 대표가 하고, 안 지사는 5년 뒤에 해서 민주당 10년 집권을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사실 5년 뒤까지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안 지사 측은 “지지율이 올라가면 차차기 프레임은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라고 말해 호남민심을 달궈가는 ‘집토끼 전략’과 타 지역에서 중도 끌어안기 ‘산토끼 전략’을 동시에 구사해 역전 가능성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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