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새로운 얼굴로 돌아온 포드코리아 쿠가는 무난함을 무기로 국내 SUV시장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지기 위해 총력을 다 할 전망이다. 직접 만나본 쿠가는 일본인들이 자주찾는 정갈한 일본 정식집 간판메뉴 같은 느낌이다.
일본에선 정식집의 기본으로 3번째 젓가락에서 진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정식집으로 통한다. 중식이나 양식과 달리 매일 먹는 일본정식의 경우 간이 쌔면 고객들이 금방 질리기 때문이다. 자극적이기 보다 편안하게 매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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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뉴 쿠가/ 미디어펜 |
이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정식집의 음식들이 호평을 받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일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에겐 중요한 음식이다.
쿠가를 설명하며 갑작스레 일본 정식이야기를 꺼낸 것은 차량을 표현하기 가장 좋을 것 같아서다. 쿠가를 시승한 첫 느낌은 무난함과 특색이 없어 설명하기 힘들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승구간이 종료되어가는 시점에서야 진가를 실감 할 수 있었다.
포드코리아는 새로운 쿠가의 타깃 모델을 30대 이상, 매니저 이상의 지위를 지닌 전문직 남성으로 잡았다. 일상 도심에서의 출퇴근과 주말 아웃도어 라이프를 쿠가 한 대로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17 뉴 쿠가의 시승은 경기 파주 헤이리에서 연천군 조선 왕가를 왕복하는 약 14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최상위 모델인 티타늄과 엔트리 모델인 트렌드는 550만원 차이다. 티타늄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그릴 셔터, 핸즈 프리 테일게이트, 18인치 휠에 쿠가 로고가 새겨진 스테인레스 도어 스커프 플레이트 등 5가지 옵션이 더해졌다. 그만큼 엔트리모델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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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뉴 쿠가/ 포드코리아 |
시승은 2인 1조로 구성된 한조에서 먼저 운전대를 잡고 약 70km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 구간은 고속도로와 비포장 국도, 와인딩 구간이 골고루 분포돼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 하기에 충분했다.
첫 인상은 확 달라졌다. 새로운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캐릭터 라인이 두드러진 후드를 적용, 다소 밋밋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조됐다. 프랑스어로 '표범'이라는 의미를 지닌 차명(KUGA)에 더 걸맞다. 새로운 트렁크 도어 디자인과 날렵한 각도로 누운 C필러가 연출하는 라인은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듯한 스포티함 비례감을 준다. 포드 유럽의 디자인 DNA '키네틱(Kinetic)'를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운전석에 앉자 이전과는 달리 스포티함을 강조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눈에 띈다. 그립감도 썩 괜찮았고 오디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기능을 조작하는 버튼들도 조작이 용이한 위치에 배열됐다. 핸드 브레이크도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로 변경돼 편의성의 높였다.
헤이리를 빠져나오며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실내 소음에 주목했다. 디젤 엔진을 얹은 SUV를 탈 때마다 거슬렸던 진동은 느낄수 없었다. 자유로에 들어서 가속 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주자 금새 시속 100km까지 치고 올라간다. 잘 길들인 준마와 같은 달리기 성능이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가속 성능이 한층 더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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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뉴 쿠가 1열 실내/ 포드코리아 |
뉴 쿠가에는 2.0리터 듀라토크 TCDi 디젤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맞물린 습식 듀얼클러치 방식 6단 파워시프트 변속기와의 궁합도 만족스럽다. 재빨리 최적의 기어 단수를 찾아 옮겨가 변속 충격도 거의 없다. 시속 180km까지도 힘들이지 않고 쭈욱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이다. 패들시프트 탑재로 이전 모델에서 조작성이 떨어지던 토글 스위치 방식 수동 변속에 대한 아쉬움도 덜었다.
차량 통행이 많아진 국도의 중저속 구간에서도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인다. 뉴 쿠가의 장점은 최대토크가 2000rpm부터 3000rpm에 달하는 넓은 영역에서 발휘돼 고속 구간은 물론 일상 주행에서도 경쾌한 가속성능을 제공한다.
비포장 도로 구간에서도 비교적 높은 차체가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이 차체는 지능형 상시사륜구동(AWD) 방식에 토크 온 디맨드 시스템이 적용돼 도로 조건에 따라 각 바퀴에 최적의 토크를 전달한다. 또 전륜과 후륜 사이에 힘의 분배를 전자적으로 조정, 험로에서도 최적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와인딩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으나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코스를 타고 빠져나온다. 높은 토크는 코너링시 감속과 가속을 반복해도 신속하게 반응하며 치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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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뉴 쿠가/ 미디어펜 |
견고한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적당히 잘 정리해 준다. 쿠가의 강력한 서스펜션은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도로로 평가받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담금질을 거쳤다. 그래서 인지 시승을 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문제는 가격이다. 쿠가의 가격은 3990만원과 4540만원 트림 두 종류다. 경쟁 모델인 티구안의 가격은 3820만원부터 시작한다. 최근 폭스바겐코리아가 이달 초 티구안 리콜에 돌입하면서 향후 재인증을 통한 판매 재개 준비에 나선 뒤의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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