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수익모델 악화로 고심 중인 금융투자업계기 항공기금융에 관심을 두고 있다.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 연기금, 공제회, 자산운용업계까지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글로벌 항공기 금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참석자가 약 700명에 달할 정도로 성황을 이룬 이 행사에서는 투자자를 찾는 항공기 리스회사와 기관투자자 등이 만나 투자 정보를 교환했다.

   
▲ 수익모델 악화로 고심 중인 금융투자업계기 항공기금융에 관심을 두고 있다.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 연기금, 공제회, 자산운용업계까지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항공기 금융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큰 행사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항공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올해 국내 항공기 금융 펀딩 액수는 전년대비 60%이상 증가한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항공기금융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태다. 이미 작년 12월 싱가포르항공과 리스계약을 체결했다. 해를 바꿔 이번 달에도 UAE의 에티하드항공이 운영하는 항공기를 매입하는 투자를 확정지었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분야인 항공기금융은 항공기의 구매‧운용에 들어가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기의 경우 단 1대의 항공기를 취급하기 위해서도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금융투자업계가 활약할 여지가 많다. KEB하나‧우리‧국민은행 등 새로운 투자모델에 보수적인 국내 은행들마저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각광 받는 분야다.

증권사와 은행 외에도 자산운용사들 역시 항공기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등은 아예 항공기 투자 전담 인력을 두면서 항공기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군인공제회 또한 최근 에어아시아와 장기 할부계약이 체결된 항공기에 약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약 12년간 운용하면서 예상 연간수익률 약 5.5%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항공기 펀드의 경우 후순위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비교적 수익이 안정적이다. 항공기펀드의 투자기간은 보통 10년으로 긴 편이라 연간 5.5~6.5% 수준의 수익률을 장기간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공사들 또한 항공기 구입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금융사들의 러브콜에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장기화로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부상한 항공기금융의 전망은 당분간 밝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수익모델 대부분이 이미 ‘레드오션’이라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항공기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대체투자 분야가 각광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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