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7500만원의 탁 트인 전망과 호텔식 서비스 강점...전용면적 작아 '세컨 하우스'로 적합
   
▲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70평대 거실 모습./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가 123층 높이(555m)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에 분양 중인 주거용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직접 둘러봤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얼마 전 분양을 위해 홈페이지가 개설된 적은 있었지만 내부가 실제로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가 이 레지던스의 분양 대상자를  '글로벌 상위 0.1%'로 정한 만큼, 실제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했다. 

롯데 역시 내부적으로 '20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 등 기준을 마련해놨으며 내부 모습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부동산 중개자나 실내 인테리어 관계자 등은 제외했다. 타깃 지역 역시 최순실이 거주했다는 청담동 피엔폴루스, 도곡동 타워팰리스, 한남동 한남더힐 등이다. 

'평당 7500만원'의 국내 최고가의 레지던스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여러 까다로운 단계를 거쳐야했다. 먼저 분양대행사를 통해 유선으로 신분을 밝히고 사전 설명을 들어야했다. 현재 이 레지던스의 분양대행사는 3개사이며, 이중 한 곳은 중국 현지에서 분양을 맡고 있다. 이후 도곡동의 한 오피스텔에 마련된 분양 사무소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그 단계를 통과하면 실제 레지던스를 둘러볼 수 있다. 

평당 7500만원 최고가 오피스텔...분양 대상자도 '20억원 이상 부동산 소유자'

123층 가운데 분양 중인 레지던스는 42층에서 71층까지 총 223세대이다. 평수는 60평대에서 300평대까지이며 위치 등에 따라 평당 가격도 7200만원대에서 7500만원대까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 레지던스 70~71층 복층(듀플렉스) 300평대에 입주할 예정이며, 신격호 총괄회장은 레지던스가 아닌, 108층에서 114층까지 한 층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어7'에 입주할 예정이다. 

레지던스 전용 출입구를 통해 42층에 올라가면 '시그니엘 레지던스 클럽'으로 연결된다. 42층과 43층을 한 층으로 만들어 높은 천장의 개방감을 느끼도록 했다. 유명 작가의 설치 작품과 이태리에서 공수했다는 가구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초고층 오피스텔의 최대 장점은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공간에는 거주자들만을 위한 피트니스클럽, 골프연습장, 카페 등이 마련됐다. 외부 손님들을 위한 게스트룸도 신청해서 이용할 수 있으며 미팅룸, 레슨실 등 커뮤니티 시설도 갖췄다. 

'글로벌 상위 0.1%만을 위한 프라이빗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만큼 공간감과 고급감이 돋보였다. 이 공간의 운영은 롯데월드타워에 오픈하는 호텔롯데의 6성급 호텔 브랜드인 '시그니엘'이 맡는다. 즉 이 레지던스 거주자는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6성급 호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42층 '시그니엘 레지던스 클럽' 입구 모습./사진=미디어펜

'시그니엘 6성급 호텔식 서비스' 제공...최고급 건자재 사용

이후 위로 올라가  70평대 레지던스를 둘러봤다. 공급면적은 70평이지만 전용면적은 45평으로 방은 2개에 불과해 싱글이나 신혼가구가 살기에 적합해 보였다. 분양대행사 측은 일반 오피스텔보다 전용면적 비율이 더 높게 나왔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태리 건자재 등 최고급 재료를 사용했다고 한다. 빌트인으로 제공되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도 김치 냉장고를 제외하고 모두 수입 브랜드를 사용했다.

이 레지던스는 김백선, 배대용, 최시영이라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디자인을 맡겼고 평수와 층에 따라 다르게 내부를 꾸몄다. 

70평대의 이 레지던스의 가격은 46억원대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선 분양 후 시공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양을 받으려면 어느 정도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5000만원을 선납하고 호실지정 계약을 진행한다. 이후 1개월 이내에 분양금의 10%인 4억1000만원을 입금해야 하고 또 1개월 뒤에 분양금의 10%인 4억6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6개월 까지 분양금의 80%인 37억원을 모두 납부해야 이 레지던스를 소유할 수 있다. 

분양금을 빨리 납부하면 3월 중에도 입주가 가능하다는 것이 분양대행사 측의 설명이다. 또 당초 중국인들이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메인 고객층이 될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슈로 중국 당국에서 한국으로의 송금을 막고 있는 탓에 중국인들은 구경만하고 돌아간다고 분양대행사 측은 전했다.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여파가 시그니엘 레지던스에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인들이 분양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분양률은 30%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물산

사드 탓에 중국인 분양 참여 못해 분양률 '저조'...실 주거용보다 '세컨 하우스'로 적합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기본 관리비는 평당 1만8000원대로 잠정 결정됐다. 매월 최소 관리비가 120만원 정도이며 여기에 전기료나 청소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관리비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롯데 측은 레지던스 분양율이 저조했던 탓인지 50계약 한정으로 기본 관리비를 2년간 면제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또 이 레지던스에 거주하게 되면 외부에서 청소 인력을 부를 수 없도록 했다. 청소나 세탁 서비스 등은 모두 롯데호텔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롯데호텔 서비스를 신뢰하지 못하고 비용이 부담스러운 거주민들은 이런 규정에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어 보였다. 

결국 이 레지던스 거주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 누리는 호텔식 서비스를 누리는 셈이다. 비용은 고스란히 거주자들이 부담한다. 투자목적이라면 약 3~4%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양대행사 측은 전했다. 향후 중국인들이 이 레지던스를 살 수 있게 된다면 투자 목적으로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둘러보면서 느낀 건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은 좋지만 실 거주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고층이다 보니 창문도 열수 없으며 외부 청소 인력도 쓸 수 없는 점 등 여러 제약 사항들이 있었다. 실 주거지는 있지만 별장 대신 보안이 요구되는 도심 속에 세컨 하우스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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