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암을 이겨내고 대학 특수교육과에 진학한 수험생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에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정현준 씨(20·사진)다. 

6일 대구대학교에 따르면, 정 씨는 삼수 끝에 대학 입학에 성공하면서 특수교사의 꿈에 한발짝 다가섰다. 

  

정 씨는 재수를 하며 두 번째 수능 시험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2015년 10월 말,  왼쪽 눈이 붓고 아린 통증을 느꼈다. 처음엔 눈 다래끼인줄 알고 동네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병원 치료를 받고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먹었지만 정 씨의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하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통증을 참고 공부에 집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좋지 않은 몸 컨디션으로 본 두 번째 수능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은 결과 정 씨의 눈 통증이 다래끼가 아닌 ‘악성 림프종’에 의한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 씨는 2016년 1월 림프종 제거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수술 이후 6개월간 매주 병원에 다니며 통원치료를 받았고 회복 속도도 빨랐다. 하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그는 마음을 다잡고 삼수에 도전했고, 암 후유증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준수한 세 번째 수능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서울권 대학에 진학이 가능할 정도였다. 수험 생활이 힘들었던 만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컸다. 원래 꿈은 서울에 있는 대학의 행정 관련 학과에 가서 공무원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픔을 겪은 후 그의 생각은 달라졌다. 특수교사로서의 새 꿈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정 씨는 “이번 경험으로 아프고 장애가 생기는 일이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공무원도 물론 좋지만 아픈 이들을 돕는 일을 한번 해보고 싶어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