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왜곡된 이해로 뒤범벅…문재인·안희정의 헛발질 공약도 그 때문
   
▲ 조우석 주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문재인이 이른바 5.18정신을 헌법 전문(前文)에 수록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게 꼭 일주일 전(3월20일)이었다. 호남표 구걸에 목매는 그가 드디어 자살골을 넣은 셈인데, 희한하게도 누구도 이걸 정면에서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주말인 25일 야당인 국민의당 대선 예비후보 손학규 역시 광주5.18 정신과 김대중 정신이란 걸 들먹였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10% 가산점을 받는 '5.18 금수저'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민심이 끓고 있는데도 이 나라 언론에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있다. 조·중·동은 그걸 문제 삼기가 두려운 것이고, 한·경·오는 가제는 게 편이니 애써 눈감아준 모양새다.

오늘 이 글은 '기울어진 운동장'인 언론문제를 떠나 왜 야당은 저 지경인가를 다시 한 번 묻는다. 왜 저들은 건국 이후 야당의 적통성(嫡統性)에서 일탈해 운동권 정당으로 변질됐으며, 놀랍게도 유권자들은 그런 '탈선 정당'을 몰빵 지지하는가?

   
▲ 문재인(왼쪽)과 안희정은 임정을 말하고 4.19와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87년 항쟁을 언급할 뿐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이란 역사적 사건을 의도적으로 제외시켰다. 무엇보다 민주당 강령에서 자기 족보조차 잊은 '탈선 정당', '운동권 정당'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정신을 헌법 前文에 담겠다는 문재인

민주당이 정당지지율 1위로 등극한 건 아무리 생각해도 비정상인데, 그래서 지난 글에서 나는 야당에게 한 차례 물어봤다. "당신들은 조병옥-장면은 어디로 보내버린 채 김대중-노무현만을 기리는가?" 민주당은 건국 이래 한민당-민국당-민주당을 계승한 한국정치의 중심축인데도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건가를 따져봤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게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안희정의 출마선언문인데, 잘 훑어보시라. 그 역시 못 말리는 야당 DNA를 가지고 있다. 안희정은 선언문에서 마치 앵무새처럼 "끝까지 김대중-노무현의 길을 따를 것"을 맹세하고 있다.

그는 또한 박정희 시대를 "20세기의 잘못된 유산"이라고 규정하는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어떠신지? 안희정의 출마선언문은 광주 5.18정신만을 말하는 문재인-손학규의 외곬주의와 너무도 닮았다. "현대사는 정의가 패배했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다"는 노무현 류의 황당한 인식이 아직도 이 나라 야당 지도자들의 뇌에 깊숙이 새겨져있다.

자기 족보조차 잊은 '탈선 정당', '운동권 정당'의 체질은 무엇보다 민주당 강령(綱領)에 확인된다. 강령이야말로 이 당의 이념적 정체성을 담은 핵심 문건이다. 이 강령에 문제가 있다면, 저들의 왜곡된 현대사 인식이 정말 어찌 손써볼 여지조차 없다는 뜻이 된다. 강령 맨 앞부분이 이렇다.

"우리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항일정신과 헌법적 법통, 4월 혁명·부마민주항쟁·광주민주화운동·6월 항쟁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을 계승하고, 경제발전을 위한 국민의 헌신과 노력을 존중하며, 노동자·농어민·소상공인 등 서민과 중산층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왜 이것이 문제일까? 저들은 임정을 말하고 4.19와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87년 항쟁을 언급할 뿐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이란 역사적 사건을 의도적으로 제외시켰다. 이게 과연 공당(公黨)의 강령 맞는가? 이것이야말로 민주당은 대한민국 부정세력이란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대목이 아닐까? 빠진 건 그뿐이 아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운데)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 추미애 대표가 지난달 18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대한민국 부정세력인가?

1950년 6.25전쟁에 대한 언급도 없고, 1960~70년대 고도성장의 금자탑을 세운 박정희 정부의 위대한 성취를 한 줄이라도 말하지 않고 있다. 단지 저들은 근현대사를 저항의 역사로 보는 운동권적 마인드가 조금도 바뀌지 않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저들은 노동자·농어민·소상공인만 국민이고 민중으로 보는 '반쪽 정당'에 불과하다.

아찔하다. 민주당을 몰빵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민주당의 이런 실체를 알기는 하는가? 이런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거의 없으니 국민들이 헷갈릴만도 하다. 민주당 강령을 문제 삼은 건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정도가 거의 유일하다. 그는 유튜브 강의 '환상의 나라' 제9강 '오만과 편견'에서 이걸 문제 삼았다.

"이런 강령은 사회과학에 비춰 올바른 역사인식도 아니거니와 국민을 자유롭고 균형 잡힌 시민으로 통합할 역사관에서도 멀다. 외려 운동권 세력 중심의 현대사에 대한 거꾸로 된 이해라는 점에서 국가 실패의 위험성마저 안고 있다."

그는 학자라서 점잖게 "국가 실패의 위험성"을 말하고 있지만, 쉽게 풀이하면 이런 민주당이 제1야당이고, 집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패망으로 이어질 위험요소란 뜻이다. 강령이 이런 수준이니 안희정 같은 유력 주자가 "끝까지 김대중-노무현의 길을 따를 것"을 맹세하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같은 위인이 5.18정신을 헌법 전문(前文)에 수록하겠다는 위험천만한 공약을 내세운다. 이런 공약이야말로 국가정체성을 흔드는 시한폭탄이다. 오늘 나는 지적한다. 민주당이 집권하려면 국민적 합의 속에 당신들의 강령부터 올바르게 뜯어 고치라고….

반복하지만, 지금의 묻지마 야당 지지란 체제위기의 차원의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그에 따른 조기 대선의 지금 국면은 통상적인 정치 프로세스가 아니다. 지금은 국가정체성의 위기 국면임을 재확인한다. 선거를 통한 자발적 체제변혁 유도와, 그걸 통한 국가전복 가능성은 여전하다. 눈 밝고 책임감을 가진 지식인-정치인은 어디 없는가? /조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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