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박스피 탈출’ 기대감이 무색하게도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 흐름이 심상치 않다.

금융투자협회(회장 황영기)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 올해만 3조 4360억원의 투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31일 드러났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2200선 탈환 기대감에 들떠 있는 코스피가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에 발목을 잡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지수가 상승하면 원금 확보와 차익실현을 위해 환매물량을 쏟아내는 식으로 지수상승에 ‘유리천장’을 만들고 있다. 외국인 거래비중이 6개월째 32%를 돌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은 국내 주식형 환매가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까지 무려 2조 929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에도 최근에도 12일 연속 자금 순유출 행진을 이어가 3월의 대부분 유출세가 이어졌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된 날은 올해를 통틀어 불과 5거래일 뿐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월 2일 2026.16에서 지난 29일 2166.98까지 6.95% 상승했다. 차익매물이 쏟아지지 않았다면 보다 많은 상승이 가능했으리라는 탄식이 나온다.

한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이탈은 대체 투자상품이 늘어난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사모펀드로 몰려 메자닌 펀드나 부동산 펀드가 붐비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시장을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비관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에는 외국인보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더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장미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국내 증시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말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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