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200만원' 시대 열렸지만 개미 비중 2%…"아모레퍼시픽 선례 따라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을 돌파하면서 액면분할 견해가 재차 활성화 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례에 견줘 개미 투자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국민 대장주’로서의 정체성을 일신한다는 의미지만, 자칫 경영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당 200만원’ 시대가 굳어가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장중 200만원선에 도달한 이래 등락을 거듭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2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29% 상승한 208만 6000원을 기록 중이다. 

   
▲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을 돌파하면서 액면분할 견해가 재차 활성화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213만 4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목표주가를 ‘주당 300만원’으로 제시한 곳도 있다. 여간 해서 200만원선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상은 실질적으로나 명목상으로나 절대적이다. 이른바 ‘국민 대장주’로서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이 곧 한국경제의 위상과 직결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상을 보면 국내 개인투자자(개미)들의 삼성전자 투자 현황은 ‘국민주식’이라는 별명과는 괴리된 측면이 없지 않다. 

우선 6만 891명에 달하는 개미들의 보유비중 자체가 전체의 2.1%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전체 주식이 1억 4067만 9337주인데 반해 개인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약 296만 주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삼성전자 개인 소액주주가 1인당 보유한 주식은 평균 50주에 못 미치는 형편이다.

개인과 법인 등을 포괄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50%를 넘고, 외국인 거래비중 또한 60%가 넘는다. 나머지는 최대주주나 총수 일가, 국민연금 등이 들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 대장주로서의 삼성전자 입지는 사실상 ‘전지적 외국인 관점’”이라고 표현하면서 “삼성전자 주식을 편하게 사고팔 수 있는 개미가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의 주가 대박, 코스피의 위상 증진이 ‘국민재산 증식’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연히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거래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는 대안이 따라 나온다. 주식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나눔으로써 주식 수를 늘리는 대신 1주당 가격을 낮추자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미국 등 선진국 증시에서는 일반화된 방법이다. 코카콜라와 마이크로소프트(MS), 월마트, 제너럴일렉트릭(GE), 나이키 등 미국 상장법인 중에서는 액면분할을 많게는 10번씩 실시한 회사들도 여럿이다.

국내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지난 2015년 주당 300만원을 돌파한 뒤 액면분할을 실시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날 현재 26만 9000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아모레퍼시식의 액면분할은 개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거래 부담이 적어지는 효과를 낳았다. 기존에 30% 이하였던 개인투자자 비중이 변경상장 직후 50%대로 느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거래 활성화 효과는 물론 주가 상승까지 곁들여져 액면분할 성공사례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액면분할을 할 경우 여러 이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지만, 통상 경영진들은 액면분할에 인색한 경우가 많아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아무래도 주주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보니 경영에 대한 견해가 지나치게 많아져 자율성을 해칠 우려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미 한국경제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획득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거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액면분할 견해는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투자는 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꿈을 투자자도 같이 꾸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삼성전자 액면분할시) 서민들도 주식투자의 꿈을 꿀 수 있게 되어서 수요기반 확대와 유동성 증가라는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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