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대응 검토, 금융권 대상 아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공정한 재입찰을 촉구했다.

박삼구 회장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는 컨소시엄을 허용하고, 우선매수권이 있는 금호아시아나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17일 최종 통지해왔다"며 "이러한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 절차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으며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공정한 재입찰을 촉구했다./ 사진=금호타이어


그동안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계속 불허하자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개인자격'으로 보유하기에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은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이 실제 금호타이어를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좀 더 시간을 갖고 기회를 노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도 "현재 진행 중인 부당하고 불공정한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금호타이어 매각을 공정하게 재입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적인 소송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를 검토했지만, 금융권을 상대로 한 소송은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러한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이 진행되어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와 성장이 저해되는 경우에는 법적인 소송을 포함하여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이러한 공식 입장은 법률적, 정치·경제적으로 여러 가지의 변수를 최대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하려는 금호타이어 주식은 6천636만여주(지분율 42.01%), 9천550억원어치다.

채권단이 20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거래를 시작하면 3개월 이내에 대금을 치르고 마무리할 수 있고, 정부승인과 관련해서 1개월, 또 채권자의 요청으로 1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기간에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로 넘어가는 데 대해 금호타이어 임직원과 협력 업체가 반대하는 것은 물론 대선을 치르고 난 뒤 정부 차원에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가뜩이나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 대선 후 총리,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산업은행장까지 줄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더블스타가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금을 치르고 거래를 종료하면 박 회장에게 기회가 안 돌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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