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외교부는 중국에 대한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연일 거듭된 비판에 대해 이례적이며, 이는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4일 평가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 보도된 논평이 중국을 직접 지칭했거나 레드라인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북한 언론의 반응은 일견 이와 같은 캠페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대중국 견인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금의 대북제재 압박 캠페인에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김철'이라는 개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조중관계의 붉은 선(레드라인)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면서 "한중 수교를 이유로 북중 혈맹관계를 걷어찼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논평은 이어 "(중국은 한국과) 경제교류의 테두리를 벗어나 정치·군사적으로까지 관계를 심화시켰다"며 "동북 3성은 물론 중국 전역을 반공화국 전초기지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중국은 한국과) 세상 보란 듯이 입 맞추며 온갖 비열한 짓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조중 관계의 근본을 부정하고 친선의 숭고한 전통을 말살하려는 용납 못 할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이에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을 통해 '북한과 논쟁하지 말고, 북핵 보유에 타협하지 마라'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환구시보는 "중북관계의 주도권은 의심할 것 없이 중국의 손안에 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중국을 거론하든 안 하든 몇 편의 중국 비판 문장이 중북관계의 논리와 형세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말하고, 북한은 북한의 입장을 밝히면 된다"며 "중국은 우리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레드라인이 어디까지 인지,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어떤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인지만 알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과 중국 양국 관영매체의 이러한 대리전과 관련해 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이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오랫동안 중국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가지고 상황의 시비에 따라 유관 문제를 판단하고 처리했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에 중국 당국이 직접 나서 중국의 잘못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이와 관련해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주요국들과의 협의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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