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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근 명지대교수 |
재벌개혁을 주도해온 김상조 한성대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이다.
필자는 김상조교수의 재벌개혁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후보자는 재벌의 경제력집중과 불공정경쟁이 문제라고 했다. 재벌개혁이야말로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2005년 노무현정부 시절 폐지된 조사국을 기업집단국을 바꿔 부활키로 했다. 기업집단국은 향후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규제하고, 지배구조에도 메스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계는 재벌개혁을 강하게 밀어부친 노무현정부 시즌2를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재벌의 경제력집중이 왜 그리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정시장으로 좁히면 시장집중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독점이 문제되기 때문이다. 시장을 전제로 하지 않은 일반집중은 상황이 다르다. 이는 시장독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85%를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 해외에서 일으킨다. 현대차도 해외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세계시장을 상대로 생산 마케팅을 벌이는 글로벌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제력집중을 따지는 것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은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은 이미 안방기업이 아니다. 공정규제는 안방기업이나 내수기업을 대상으로 해야 타당하다.
삼성전자가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40조원을 올린다고 해서 신라면 농심의 성장이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삼성이고, 농심은 농심이다. 그룹별로 국내든 해외든 더욱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문재인과 김상조식 재벌개혁은 증오와 질투, 질시의 재벌규제에 해당한다. 불황과 취업난, 자영업자의 팍팍한 삶등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과 분노를 재벌때리기로 달래려는 것이다.
김상조는 4대재벌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4대그룹의 자산이 전체 30대그룹총자산의 3분의 2가 넘는다고 했다. 좌파들은 그동안 4대그룹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60%까지 치솟았다면서 이를 근거로 경제력집중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재벌의 횡포를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도 잘못됐다.
4대그룹 매출과 GDP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매출액은 외형이고, GDP는 매출액에서 각종 원재료와 비용등을 차감한 후의 부가가치의 합계다. 이는 마치 세모와 네모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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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조식 공정거래정책은 삼성전자같은 대형고래를 좁은 연못에 가두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85%이상 매출을 올린다. 삼성전자가 성장한다고 내수기업 농심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 재벌규제 경제력집중 억제의 문제점은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다. /연합뉴스 |
한국기업은 세계 500대기업에서 미약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정체되는 상황에서 중국 일본 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리스트를 보면 한국은 전년보다 2개 감소한 15개사에 그쳤다. 미국은 137개로 가장 많았다. 중국 102개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53개로 견고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좌파들은 그동안 재벌경제력집중이 만악의 근원이라는 낡은 레코드를 틀었다. 반기업적 경제민주화 타령도 재벌에 온갖 족쇄를 채우자는 것이다. 재벌에 대한 규제가 심화하면서 90년대 이후 대기업집단에 새로 포함된 그룹은 네이버와 하림 뿐이다.
중견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기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성행하고 있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순간 수십개의 거미줄 규제에 신음하게 된다. 한국은 기업이 커가는 것을 반기지 않는 사회다. 덩치가 커지면 온갖 질시와 타도의 대상이 된다. 대기업을 죄악시하는 잘못된 풍조는 앞으로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창출 능력을 현저하게 위축시킬 것이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초일류기업이 몇 개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삼성전자 같은 고래를 몇 마리나 확보하고 있는가에 따라 국가브랜드와 국격 국가신용도 등이 달라진다. 한국의 반기업적 공정정책은 삼성전자같은 고래들을 드넒은 바다가 아닌, 좁은 연못에 가두려 한다.
고래들은 좁은 연못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고래들이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게 해야 한다. /조동근 명지대교수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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