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집근처에 버린 '화약 묻은' 장갑에 덜미를 잡혀 범행을 시인해 연세대학교 텀블러폭탄 사건의 피의자로 전날 오후8시23분 긴급체포된 대학원생 김모(25)씨는 14일 경찰 조사에서 "폭발물을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대문경찰서는 김씨의 텀블러폭탄 제조법에 대해 "평소에 사제 폭발물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기보다는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라며 김씨가 구글이나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텀블러폭탄 제조법을 검색해 참조하지는 않은 것으로 설명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전날 김씨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고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의뢰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0시54분까지 조사 받은 후 유치장에서 휴식했고, 경찰은 이날 오전 조사를 재개할 뜻을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순순히 조사에 임했다"며 범행동기에 관해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피의자 김씨는 텀블러폭탄 피해자인 연세대 공대 김모 교수와 같은 기계공학과 소속 대학원생이다.

   
▲ 지난 2015년 폭탄테러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인천국제공항의 대테러 대응 수위가 한층 강화됐다./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당초 경찰은 "김씨 집 주변 CCTV를 통해 김씨가 장갑을 버리는 모습을 보고 텀블러폭탄 제조에 사용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장갑을 수거해 과학수사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화약성분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학교수업이나 실험과정에서 화약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학교 측에 확인한 뒤 김씨에게 화약 묻은 장갑을 토대로 집요하게 추궁했고, 이에 김씨는 결국 자백했다.

13일 오전 김씨는 텀블러폭탄(폭발물)을 종이상자에 담아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의 김 교수 연구실 앞에 갖다 놓은 것으로 조사됐고, 오전8시40분 이를 취득한 김 교수가 상자를 열려고 하던 순간 텀블러폭탄이 터져 화상을 입었다.

문제는 현장을 직접 비추는 CCTV가 없었고 제2공학관과 제3공학관 등 여러 건물이 이어져 1층 출구가 일곱 군데 있는 사건 건물의 특성 때문에 사건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이날 사건현장 주변 CCTV를 통해 이동하는 사람들 중 피의자가 이동한 것을 확인해 용의선상에 올렸고 결국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조사를 받았던 김씨는 처음에 "연구를 위해 학교에 갔다가 잠을 깨러 걸어 다녔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자신이 집 근처에 버렸던 장갑에 묻은 화약성분을 추궁하자 텀블러폭탄 범행을 결국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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