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사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산업재해 의심 논란과 관련해 빠른 시일 내 공식입장을 내놓겠다고 14일 밝혔다.
김준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 심상정 정의당 의원측의 중재기관을 통한 보상안 제안 등에 대한 화답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11일 제안서를 공식 접수했으며, 이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이 제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백혈병 산업재해 논란에 대해 여러 채널을 통해 조사 결과와 보상대책 등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경영진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숨진 노동자가 또 한명 늘어나면서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직업병을 앓고 있다고 제보한 90명 중 32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삼성전기 등을 합치면 직업병을 제보한 사람은 140명, 이중 목숨을 잃은 사람은 55명에 달한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9일 정부와 삼성전자를 향해 삼성 사업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것을 요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삼성전자는 중재기구를 구성하고 중재기구에서 마련한 합당한 방안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화학물질 취급 현황, 안전보건관리 현황 등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직업병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사연을 영화화한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