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중국은 20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제8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의 정치적 결단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常務)부부장은 이날 임성남 제1차관과 만나 "한중 관계를 제약하는 주요한 장애물이 아직 제거되지 못하고 한반도 지역 정세가 여전히 복잡하다"고 말했고, 이날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한국 측이 정치적인 의사와 결단을 보여주고 약속을 지키며 중국과 함께 유관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한중 전략대화에서 나눈 사드배치 의제에 대해 "장예쑤이 부부장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기존입장을 재확인했고 임 차관은 양국간 경제·문화·인적교류 분야 협력에 있어서의 어려움이 해소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중 양국은 사드배치에 대한 간극을 재확인했으나, 향후 긴밀히 소통하고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키자는 점에 대하여는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임 차관과 장 부부장이 문재인 신정부 출범 후 양국 정상간 통화를 통해 적극 소통하며 관계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오고 있음을 평가했다"면서 "이러한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이 함께 노력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중 전략대화에서 장 부부장은 "양측은 소통을 한층 강화하고 문제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 궤도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이에 임 차관은 "좋은 시작은 성공의 반이라는 말이 있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 한중 관계를 더 중시하고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강조했다"고 화답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한중 전략대화의 성과에 대해 "양측이 국정 및 외교 정책, 한중 양자 관계, 사드 문제,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깊이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소통을 한층 강화하고 갈등을 적절히 해결하며 한중 관계를 이른 시일 내에 안정되고 건강한 발전 궤도로 되돌리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했다.

   
▲ 중국은 20일 열린 제8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의 정치적 결단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사진=록히드 마틴 '사드' 홍보브로셔


한편 북핵과 관련해 임 차관은 이날 "우리 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목표로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단계적‧포괄적 접근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고, 장 부부장은 북핵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양국 협의를 한층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날 전략대화에서 양측은 G20를 계기로 한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점검했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 등 양국 정상간 첫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향후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한중 전략대화는 2008년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를 1차로 하여 서울과 베이징을 번갈아 개최지로 삼아 2013년까지 여섯차례 열렸고, 이후 작년 2월 서울에서 7차 대화가 개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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