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30대 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과반을 넘는 것으로 드러나 향후 공정위의 ‘철퇴’가 내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SI 계열사를 보유한 18개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작년 50개 SI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이 13조 1686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작년 이들 업체의 전체 매출액 22조 7838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 57.8%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17개 SI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59.2%로 전체 평균보다 더 높았다.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그룹의 경우 유일한 SI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89.4%의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면서 1위에 랭크됐다. 이어 OCI와 KT, 롯데 등의 SI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도 모두 80%를 초과했다.

신세계 계열의 신세계페이먼츠와 삼성 계열의 오픈핸즈는 내부거래 비중이 100%에 달해 매출 전체를 내부거래에 의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이들 그룹에는 SI 계열사가 여러 개 있어서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6위, 9위로 집계됐다.

한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가운데 물류 계열사를 보유한 17개 그룹을 별도로 조사한 결과 59개 물류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24.8%로 나타났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유일한 물류 계열사인 삼성전자로지텍의 내부거래 비중이 92%(8128억원)에 달해 가장 높았다. 이외 효성 78.2%, NH농협 75.9%, 롯데 71.4%, LG 70.0%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한진(5.6%)과 포스코(5.8%), 금호아시아나(6.4%), GS(7.7%) 등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10% 미만이었다.

SI계열사들의 내부거래 현황은 새 정부 들어서 더욱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 교수 시절부터 대기업들의 SI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행태를 강하게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공정위가 내부거래 관행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되면서 SI 기업들이 ‘철퇴’를 맞을 가능성도 올라가고 있다. 단, 보안성과 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대기업 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SI 업무를 외부에 맡기기가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해 논란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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