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관련 재판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월 첫째 주 같은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 신분으로 마주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달 5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재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소환한다.

박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면 지난해 2월 15일 서울 삼청동에 있는 안가에서 3번째로 단독 면담한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법정에서 이 부회장을 대면해 당시 상황을 복기하게 된다.

특검이 두 사람의 면담에서 오간 대화를 직접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만이 독대 내용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 증언 내용에 따라 이 부회장의 유무죄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

특검은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측에 딸의 승마훈련 지원금 등 명목으로 총 400억원대 금품을 건네거나 약속한 것으로 보고 뇌물공여 혐의를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등 그룹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고자 최씨 측을 지원했고, 박 전 대통령과의 3차례 독대에서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관련 재판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7월 첫째 주 같은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 신분으로 마주칠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못했고 자신은 혐의를 부인했는데도 마치 독대 대화 내용을 확인한 것처럼 공소사실에 기재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며 어떤 사실을 근거로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느냐고 반박해왔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할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지난 5월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재판에도 2차례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건강과 본인 재판 대비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재판에서는 오후 증인신문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법원이 바로 재판을 끝내기도 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소환에 불응하더라도 이 부회장과의 대면은 일주일 뒤인 이달 10일 이뤄질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 본인의 재판에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최씨 재판은 주 4차례에 걸친 집중 심리가 진행 중이다.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K스포츠재단 전 과장 박헌영씨를 불러, 앞선 기일 박 전 대통령의 컨디션 난조 때문에 마무리하지 못한 증인신문을 끝낸 뒤 K재단 전 사무총장 정현식씨를 신문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또 5일 최씨의 직권남용 혐의 공판을 열고 전 고원기획 대표 김수현씨를 증인으로 부른다. 고원기획은 최씨 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최씨가 개명한 '최서원'에서 따온 명칭으로 알려졌으며, 김씨는 "국정농단 사건이 기획된 것"이라는 최씨 주장의 근거가 된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 고영태씨 측근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국정농단 의혹의 또 다른 갈래인 '블랙리스트' 재판은 3일 마무리된다.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이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블랙리스트 사건 피고인 7명의 결심 공판을 진행하며 특검은 구형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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