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5일(현지시간) 긴급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중국·러시아는 대북 군사력 사용에 관해 대립각을 세웠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우리가 가진 여러 능력 중 하나가 막강한 군사력"이라며 "우리는 해야 한다면 그것을 사용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진입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와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군사수단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는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중단을 한목소리로 촉구하면서 류 대사는 중국의 기존 해법인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거듭 강조했고, 사프론코프 차석대사 또한 이에 동의했다.

이날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대북 추가제재에 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국 모두 강경한 입장으로, 이들은 북한에 대한 초강경 추가제재를 촉구했으나 중국과 러시아는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렸다.

헤일리 미 대사는 새로운 대북 유엔 결의를 제안할 방침을 밝혔고, 프랑수아 드라트르 유엔주재 프랑스대사도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제재를 채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5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대북 추가제재를 두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입장과 중국 및 러시아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사진=연합뉴스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북한은 핵개발을 통한 벼랑끝 전술을 포기해야 한다"며 " 새로운 대북 결의안 채택을 지지한다"고 언급했고 가와무라 야스히사(川村泰久) 유엔주재 일본 차석대사 또한 "강력한 제재에 대한 신속한 행동을 안보리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류 대사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관련국은 북한과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고 사프론코프 차석대사는 "제재로 문제해결 못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헤일리 대사는 "만약 북한의 행동에도 즐겁다거나 북한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새로운 제재결의에서 비토(Veto·거부권)를 행사하면 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새로운 대북제재결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독자제재를 예고했다.

이날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는 양측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1시간30분만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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