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사장단 회의를 실시하면서 계열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파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특별 명예퇴직을 발표한지 열흘 만에 열리는 사장단 회의라 계열사 구조조정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 것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17일 오후 3시 경기도 분당 사옥에서 30여 개의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소집해 사장단 회의를 갖는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본격적으로 계열사들에 대한 관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 출신인 황회장이 삼성의 수요 사장단 회의처럼 계열사 대표들을 주기적으로 만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매주 수요일 서초사옥에서 계열사 사장들을 모아 1시간 동안 유명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고 사장들끼리 대화의 시간을 갖는 수요 사장단 회의를 갖는다. 삼성 출신인 황회장이 이를 벤치마킹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황 회장이 일부 계열사 사장과 개별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계열사 사장들 모두를 소집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황 회장은 계열사를 상대로 '싱글(Single) KT'와 '고객 최우선 경영'이라는 2대 경영 방침을 공개할 예정이다.
싱글 KT는 'KT 그룹의 일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계열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고 '고객 최우선 경영'은 1등 KT를 위해서 고객이 감동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뜻이다.
또 윤리의식 부재를 바로잡기 위한 '신(新) 윤리경영원칙'을 통해 내부 비리를 막고 정도 경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칙은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각종 법규와 기준을 엄격히 준수한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다 ▲스스로 회사와 내가 하나라는 주인의식을 가진다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 등 5대 행동원칙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계열사 경영 방침 이외에도 별도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열사 사장들은 이날 각 사의 경영현황과 미래 성장 전략을 황 회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황 회장은 그동안 고민해왔던 계열사 운영에 대한 원칙과 경영이념을 전달하면서 조직 슬림화 등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KT내부에서는 명예퇴직자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잔류를 희망하는 일부 직원을 비연고지로 배치할 수 있다면서 명예퇴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KT는 잔류 희망자 가운데 매스(Mass) 영업, 개통 사후관리(AS), 플라자(Plaza)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기존 근무지를 제외한 희망 근무지를 3순위까지 적어도록 했다.
수도권 3개 본부는 1개 지역으로 묶여있어 희망연고지 3곳 중 2곳은 지방으로 써야해 사실상 명퇴를 신청하지 않으면 지방으로 내려갈 확률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KT 내부에서는 계열사까지도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의 여파가 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계열사까지 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면서 "이번 KT의 조치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퇴출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