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상품 잇따라 출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주요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가계대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다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육성정책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이를 생산성 중심 경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화상품으로 '신성장 선도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되고 있는 신성장산업을 이끄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은 고정금리 기간을 확대해 금리변동 리스크를 축소하고, 기술등급에 따라 금리를 추가로 우대하는 등 기업 맞춤형으로 개발했다. 전체 대출 규모는 총 1조원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KB 유망분야 성장기업 우대대출'을 선보였다. 담보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는 유망분야 중소기업에 대한 선제적 금융지원에 나선다. 우수기술력 보유기업에 0.5%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등 기존 담보 중심에서 기술력 보유 중심으로 금리혜택 기준을 바꿨다.

우리은행은 서울시,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서울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확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재단 보증서를 담보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특별운전자금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재단에 10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재단은 이를 재원으로 1500억원의 보증서를 발급한다.

KEB하나은행 지난달 제조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브라보 소호론'을 출시했다. 대출한도는 총 3000억원으로 최저 연 2.8%다. 대출기한은 3년부터 15년까지다.

이들 시중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 나서는 데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가계대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대출 관행에 대해 '전당포식 영업'이라고 강력하게 질타한 바 있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에 기대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수익성을 키워온데 대한 비판이었다.

최 위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 등으로의 생산적 금융보다 가계대출, 주로 부동산 구입용으로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최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두고 '전당포식 영업'이라는 지적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