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서정진 회장이 반복적으로 지적한 공매도 문제가 이번에는 주주들에 의해 이전상장 논란으로 재점화될 조짐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공매도 문제로 다시 한 번 홍역을 치렀다. 코스닥 대장주로 최근에는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까지 코스닥에 입성시킨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은 올해 2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며 위상을 증명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셀트리온


램시마에 이은 차기 바이오시밀러도 시판 허가가 임박해 주가상승 재료가 적지 않은 상태다. 그런 셀트리온은 최근 주주들의 ‘이전상장’ 추진 문제로 다시 여론을 주목을 받았다. 

발단은 이렇다. 최근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은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동의서’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 요점은 주가 상승을 위해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사’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이전상장을 요구하는 핵심에는 주가 상승 요구가 있다. 최근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6월 10만원선을 뚫은 이후 최근까지 비슷한 권역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관점에 따라서는 별다를 것 없는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주들 입장에서는 호실적이나 자회사 상장 같은 ‘재료’가 있는데도 주가가 오르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주식 카페나 토론방 등에는 셀트리온 주가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해 재미를 본 카카오의 사례가 소액주주들에게 상당한 자극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200지수에까지 편입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흥행 등 호재에 힘입어 이전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 주주들 사이에서도 카카오의 선례를 따르자는 여론이 형성된 것.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공매도 문제 역시 주주들의 집단행동을 야기한 이유로 작용했다. 이미 셀트리온은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보유 지분을 전부 매각하겠다”는 폭탄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을 정도로 공매도 문제 때문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주주들은 코스피 이전상장이 공매도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약 7000명이 모여 작성된 신청서를 전달받은 셀트리온은 우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의견서가 주로 이메일 형태로 도착한 만큼 “상법상 임시주주총회 개최 요건이 되는지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번 움직임이 실제 이전상장으로까지 연결될 것인지, 이전상장을 하면 주주들이 제기한 문제가 완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량 상위 5종목이 전부 코스피 상장사”라고 지적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공매도 문제가 이전상장으로 해결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공매도 거래대금을 보면 코스피 상장사의 공매도 규모가 코스닥의 7배나 된다.

그렇다 해도 주주들이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인 만큼 서정진 회장의 결정에는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 규모, 실적 등 서류상 요건으로는 ‘이사’가 가능하지만 ‘집주인’인 서 회장의 의중에 대해서는 여전히 견해가 엇갈린다. 

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우선순위 상으로는 이전상장보다 합병 문제부터 먼저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