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대비 3억원 내린 매물까지 등장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된지 열흘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빙하기'를 방불케한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세는 자취를 감췄고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잠실 주공5단지·대치동 은마아파트·개포동 주공1단지 등 거래 가능한 재건축 단지에서 시세보다 1억에서 최대 2억원 낮춘 다주택자들의 '급급매'가 간혹 이뤄지는 것이 전부다.

급기야는 시세 대비 3억원 이상 내린 '현금청산'형 매물도 등장했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신반포 10차(57㎡)에서는 시세보다 3억원 이상 저렴한 7억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이 다주택자이고 사정이 급해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일단 싼 값에 매물을 던져본 것 같다"며 "그러나 조합원 지위가 없는 매물이어서 팔리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초로 0.25% 하락했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사진=미디어펜


동작구 흑석 뉴타운·용산구 한남 뉴타운 등 강북 재개발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남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그동안 안 팔겠다고 버티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는 있는데, 가격이 떨어질지 예측이 안 된다"며 "대책 발표 이후 한 건도 거래를 못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대책 발표 이전에 거래된 매물 가운데는 집값 하락을 고려한 매수자들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아파트도 '거래절벽'…"사기도 팔기도 어려워"

서울 일반 아파트 거래시장 역시 ▲대출 축소 ▲집값 하락 우려 ▲정비사업 조합원 및 일반분양분에 대한 재당첨 금지 등으로 인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려고 해도 수요자들이 구매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른바 '풍선효과'가 기대됐던 평촌·분당 등 신도시 시장도 일부 집주인들이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 빠져 있다는 기대심리로 호가를 높인 매물을 내놓긴 하지만 거래가 안 되기는 매한가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전 매물을 쏟아낼 것으로 보이지만 매물을 받아줄 매수자들도 대출 규제와 거주의무 요건 등으로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거래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은 매도·보유의 득실을 저울질한 뒤 가을 이사철 이후 매물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공산이 크다"며 "그전까지는 매수자들도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거래절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책 발표 전부터 지금까지 나오는 매물이 거의 없고, 매수자들도 관망세"라며 "거래가 안되니 반사이익은 아직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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