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 롯데, 연승 바람 타고 4-5위 LG 넥센 1.5게임 차 맹추격
[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발 중위권 지각변동의 진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저 '희망사항'처럼 여겨졌던 롯데의 가을야구 참가가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 15∼16일 두산과 사직 2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쉽게 이긴 건 아니었지만 롯데는 선발진의 호투에 불펜의 분투, 꼭 필요할 때 터져준 타선의 힘이 어우러지며 기분좋은 연승을 달렸다.

16일 현재 순위표에서 롯데는 여전히 6위에 랭크돼 있다. 가을야구 맛을 보려면 최소 5위는 해야 한다. 5위는 넥센으로 롯데와 1.5게임 차다. 4위 LG도 승률에서 넥센에 근소하게 앞서 있을 뿐 승차가 없어 롯데와는 1.5게임 차다.

8월초 롯데가 LG에 싹쓸이패를 당할 때만 해도 5위 넥센과 6게임 차로 벌어져 있었다. 따라잡기가 만만찮아 보였지만 어느새 그 격차를 상당히 좁혀 놓았다.

   
▲ 롯데가 무서운 상승세로 5강 경쟁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 승리 후 포수 강민호와 마무리 손승락의 하이파이브.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이처럼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마운드의 안정이다. 레일리가 초반 부진을 털고 좌완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으면서 '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원투 펀치 역할을 해줬다. 다시 돌아온 린드블럼도 적응기를 마치고 위력을 뽐내기 시작했고 기복이 심했던 5선발 김원중도 분발 중이다.

선발진이 틀을 갖춘데다 박진형, 배장호, 손승락 등 필승 불펜진이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경기 후반도 강한 팀이 됐다.

타선은 손아섭이 꾸준히 제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7월 주춤했던 이대호가 4번타자의 위용을 되찾으면서 중심이 잡혔다. 이대호는 16일 두산전에서 연타석홈런을 터뜨리며 동점과 역전 점수를 책임져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롯데를 LG와 넥센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묘하게도 LG와 넥센 두 팀은 20일 가까이 '평행이론'을 이어오고 있다. 비로 LG의 경기가 취소됐던 지난 13일을 제외하면 두 팀은 신기하리만큼 매번 승패를 같이 했다. 4~5위 울타리를 두 팀이 함께 쳐놓고 버티는 형국이었는데 롯데가 슬슬 그 울타리를 넘보게 된 셈이다. 

당장 오늘(17일)부터 재미있는 매치업이 벌어진다. 넥센이 롯데와 고척돔에서 홈 2연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넥센은 롯데의 맹추격을 저지하면서 2주 전 사직구장에서 당했던 3연패를 설욕해야 한다. 롯데는 이번 2연전에서 연승만 이어가면 일단 넥센과는 순위 역전을 할 수 있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만하다.

다음주 일정이 더욱 재미있다. 롯데는 24일부터 27일까지 사직 홈에서 LG, 넥센과 잇따라 2연전을 벌인다. 다음주 일정이 마무리될 때쯤 LG 넥센 롯데의 명암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최근 10경기 성적에서는 롯데가 8승2패로 압도적 1위를 달린 반면 LG와 넥센은 나란히 4승6패로 주춤했다. LG든 넥센이든 롯데와 맞대결에서 상승세에 밀리면 순위 하락의 쓴맛을 볼 수 있다. 시즌 종반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롯데의 약진이 5강 경쟁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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