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결합으로 올해 출범한 KB증권의 내부적 통합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9월 임단협으로 임금‧복지 체계가 통합될 수 있을 것인지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는 추석 연휴 전에 직원 복지 부분에 대해서라도 통합된 타협안이 도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내달 임금‧단체협약 협상(임단협)을 앞두고 있다. 임단협이야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지만 올해 초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한 KB증권의 임단협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 이들이 아직까지 ‘한 지붕 두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 통합 여부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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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증권 |
작년 3월 KB금융지주는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을 전격 인수하면서 업계 화제가 됐다. 이후 약 1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1월 2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통합 ‘KB증권’이 탄생했다. KB금융으로서는 초대형IB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은 물론 국민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모멘텀이 형성된 셈이다.
문제는 물리적 통합이 차곡차곡 진행된 반면 화학적 결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출신회사’에 따라 직원들의 처우나 복지가 다른 부분이 많다는 의미다.
차장급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대증권 출신의 연봉이 KB투자증권 출신보다 평균 1000만원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진급은 KB투자증권 출신이 현대증권 출신보다 약 4년 정도나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나 서로 다른 특성을 보였다. 나아가 리테일 성과를 직원과 회사가 나누는 배분법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급여 시스템은 민감한 사안이라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1월 통합 직후 찾아온 설 연휴에서는 귀성비 액수가 출신 회사에 따라 상이해 때 아닌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 일도 있었다. 9월 임단협 결과가 당장 추석 보너스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KB증권으로서는 어떻게든 잡음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안에 모두가 만족할 만한 타협안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015년 1월 NH투자증권의 경우도 합병 전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시스템을 하나로 만드는 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원복지나 급여의 경우 혜택을 축소시키기 어렵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장점만을 취합해 제공할 수 없는 만큼 회사로서는 긴 시간동안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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