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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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알림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는 금융권 취업을 꿈꾸는 취준생으로 가득찼다./사진=미디어펜 |
"3시간 째 줄서고 있지만 블라인드 면접 기회가 흔치 않아 제 차례까지 계속 기다릴 예정입니다."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한 취업준비생의 말이다.
1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알림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는 금융권 취업을 꿈꾸는 취준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블라인드 면접 외에는 상투적인 설명회에 그쳤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기업·농협 등 6개 은행은 참석자들에게 선착순으로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해 아침부터 수백 명의 구직자들이 몰려들었다.
주현석 KB국민은행 대리는 "오전 9시부터 사람이 몰려 3시간 만에 120여 명의 지원자가 블라인드 면접을 봤다"며 "박람회가 끝나는 오후까지 총 4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면접을 볼 것 같다"고 언급했다.
긴장된 모습으로 옷 매무새를 가다듬던 취업준비생 최모씨(28)는 "작년부터 1년 동안 필기준비를 했는데 서류부터 떨어지면 허망할 것 같아서 꼭 이번 기회를 잡기 위해 오늘 아침 8시에 도착했다"며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실제 면접 분위기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면접에 대한 인기는 타 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신한은행 인사부 이영미 과장은 "지원자들이 이렇게까지 많을 줄은 몰랐다"며 "은행 취업이 인기 있는 이유는 금융권 업무와 비 금융권 업무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사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가능성과 범위가 커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김진호 대리는 "안타깝지만 지원자가 너무 많아 주최측의 요청으로 선착순 500명에게만 면접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블라인드 면접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오후에 도착해 면접 기회를 얻지 못한 취업준비생 김모씨(28)는 "네이버 커뮤니티 독금사(독하게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를 통해 이번 박람회 소식을 얻게 됐다"며 "이미 게시글의 조회수가 몇 천이 넘어 사람들이 몰릴 것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언급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무리였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모의 면접 질문을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의 대답을 점검하며 대기 시간을 보냈다.
대동세무고 3학년 김지원 학생은 "세무 쪽으로 특화돼 있는 학교라 금융권 취업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급여가 높고 복리가 좋아 은행은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이다"고 말했다.
인천중앙여자상업고 3학년 양지선 학생은 모의 면접이 끝난 뒤 "준비한 것에 비해 대답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이 후회 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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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알림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는 금융권 취업을 꿈꾸는 취준생으로 가득찼다./사진=미디어펜 |
반면 블라인드 면접이 없었던 증권, 보험, 공기업 금융 회사들은 무척 한산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의 요청으로 급하게 마련한 채용 박람회라 이전의 기업 채용 설명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증권사를 목표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대학생 신모씨(26)는 "솔직히 채용 정보는 기업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알 수 없는 정보를 얻기 위해 왔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설명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고 블라인드 면접도 없어서 시간 낭비를 한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취업 준비생 이모씨(27)는 "블라인드 면접 때문에 왔지 실질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설명이나 홍보물은 특별히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채용박람회 개막식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을 비롯한 각 금융사의 대표가 참석해 금융권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하며 적극적인 금융권 채용에 뜻을 같이 했다.
[미디어펜=나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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