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등 그룹사 물대 지급 앞당겨
앞으로도 협력사 상생 프로그램 강화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들과의 상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이 10일동안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 자금 사정이 곤란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사가 나오는 가운데 주요 그룹사들이 납품 물품대금 지급일을 앞당기며 협력사들의 숨통을 틔우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사들은 수천억에서 최대 조 단위의 협력업체 물품대급을 추석 전 선 지급하고 있다.

   
▲ 삼성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삼성전자는 협력사 물품대금을 최대 12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부터 협력사 대금지급 횟수를 월 4회로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10일 동안의 장기 연휴로 인한 자금부담 완화 차원에서 물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들에게 조기 지급하는 추석 물품대금은 약 5000억원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약 2000억원의 물품대금을 선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협력사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 지급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은행권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게 저리로 대출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납품대금 1조1709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지급한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4개 계열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3000여곳이 대상이다.

현대차는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 등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협력사들의 자금 소요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부담을 해소하는데 납품대금 조기지급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1차 협력사들도 추석 이전에 2, 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급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대금 조기지급의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LG도 추석 전 1조2000억원 규모의 협력회사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LG전자가 5200억원, LG화학이 2300억원 등 9개 계열사가 최대 12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 설에도 LG는 92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 집행한 바 있다.

여기에 LG는 1차 협력업체에 대한 안내문 등을 통해 2·3차 협력회사들에게도 납품대금이 추석 이전에 조기 지급되도록 권장키로 했다. 

LG전자의 경우, 2·3차 협력회사에게 납품대금을 추석 전에 조기 지급하거나 낮은 금융비용으로 현금 결제할 수 있는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1차 협력회사에게 상생펀드 대출 등의 금융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사옥 /사진=미디어펜

포스코는 일반 자재 및 원료 공급사, 공사 참여기업에게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결제해오던 금액을 추석을 앞두고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매일 지급한다. 거래 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월 단위로 정산하는 외주파트너사의 외주작업비도 지난 15일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25일 일괄 지급한다. 원래대로라면 10월 10일 지급할 예정인 자금을 중간정산 개념으로 15일 먼저 지급하는 것이다. 조기집행액은 총 2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S산전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회사의 자금 부담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약 4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정기 지급일보다 11일 앞당겨 연휴 전인 29일 지급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 그룹사들이 과거부터 설과 추석 등 명절 전에 물품대금 지급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해 왔다”라며 “최근 정부가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협력사와의 상생 프로그램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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