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김규리·김미화가 MB 블랙리스트에 입을 열었다.

23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기관을 이용해 여론을 장악했던 정황에 대해 추적했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는 배우 김규리(김민선)의 인터뷰가 전해졌다. 그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10년이란 시간 동안 견딜 수 없는 악플에 시달려왔다. 가해자는 다름 아닌 국가기관. 

김규리는 "제 글 중 '청산가리' 하나만 남게 해서 글 전체를 왜곡, 전달한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실제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는 김규리는 최근 블랙리스트에 오른 자신의 이름을 알게 됐고, 허탈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규리는 "국정원에서 한 일이라니…전 돈 없으면 은행에서 빚을 내서라도 세금을 낸 사람이다"라며 "블랙리스트가 나와서 봤는데 몇 글자가 안 되더라. 그 몇 글자 때문에 전 10년간 이렇게 고생을 했는데 허탈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그 다음 날 엄마를 보러 갔다. 가족끼리 오랜만에 성묘를 갔는데 사람들이 저를 막 욕하는 거다. 공권력이 그렇게 해를 가했다는 게 문건으로 나왔는데, 왜 제가 욕을 먹어야 하냐"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2010년 KBS 블랙리스트 의혹에 관한 글을 올렸다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던 개그우먼 김미화 역시 최근 블랙리스트 문건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미화는 "지난 9년 사이에 희한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뭔가 있구나 싶었다"며 "'본부장님이 김미화씨가 시사프로그램 맡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에게서도 '다른 프로그램으로 가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그는 "그게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절 보고 좌파라고 한다"면서 "전 코미디언이다.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는 것이 죄냐. 그것밖에 한 게 없다"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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