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었던 옷 환불 요구...직원에 "야", "너" 다반사...법적 규제 필요
   
▲ '2016년 코리아 세일 페스타' 롯데백화점 본점 행사장 모습./사진=롯데백화점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한때 서비스산업이 도입되면서 '고객은 왕'이라는 말이 있었다.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산업군에는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이러한 정책은 한국 서비스산업의 질적 성장을 가져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블랙컨슈머'라는 말이 나오고 소비자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기업과 직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소비자 만족' 정책의 부작용이다. '갑과 을의 전도', '을의 갑질화'가 보다 노골화되고 지능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블랙컨슈머'의 현실을 심층적으로 따져보고, 기업이나 직원들의 피해사례 등을 소개한다. 아울러 '블랙컨슈머'가 아닌 '화이트컨슈머'가 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2015년 1월 국내 대형 백화점의 한 여성복 매장 앞에서는 직원과 고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고객은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라며 환불을 요구했고 해당 직원은 옷을 직접 보여주며 옷깃이나 목 부분이 누렇데 떠있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하지만 이 고객은 살 때부터 그 상태였다고 이야기하며 당당하게 환불을 요구했다.

심지어 이 고객은 "이물질이 묻어 교환이 어렵다"는 답변을 듣자 고함을 지르고 물건을 집어 던지며 난동을 부렸다. 또 소란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반말을 하며 직원의 뺨을 때리고, 주변에 있던 여성 직원의 어깨를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했다. 

매일 수백 명의 사람들이 오고가는 백화점에는 크고 작은 분쟁들이 항상 벌어진다. 이들 중 백화점의 실수와 직원들의 잘못으로 시끄러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고객들의 잘못으로 벌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백화점이나 직원들의 실수라면 규정에 의해 고객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고객들은 백화점이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규정에도 없는 과도한 보상을 요구한다. 직원들에게 막말을 하는 것도 예사이다. 

해당 고객은 고객센터로 바로 올라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매일 수많은 고객들을 상대해야하고 영업을 해야 하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시끄러운 고객은 반갑지 않다. 잘잘못을 떠나 먼저 조용히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백화점과 직원들은 피해를 보게 되고 이런 약점을 악용하는 '블랙컨슈머'가 생겨나는 것이다. 

고객들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처음 보는 매장 직원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예사다. 

한 백화점 매장 직원은 "처음 보는 매장 직원에게 반말을 하고 고객은 왕이라는 식으로 직원을 하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버젓이 명찰을 달고 있는 직원에게 아무렇지 않게 "야", "너" 등은 기본"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사과 한 박스를 반 이상 먹은 상태로 가져와서 맛이 없다며 환불 해달라고 요청하고 한 봉지 가득했던 쌀을 반 이상 먹은 후에 밥맛이 이상하다며 환불 처리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들은 모두 백화점에 그 책임을 돌린다. 

명품 카피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명품 브랜드들의 제품을 구매해 다시 반품하는 방식으로 백화점과 브랜드에 피해를 끼쳤다. 이들은 카피를 하기 위해 제품을 해체한 이후 다시 재봉합해 반품을 시도했다. 결국 이들의 행각이 백화점 측에 발각돼 반품이 거절됐다. 그렇다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업계는 하소연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블랙컨슈머들은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 막는 존재로 비춰지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며 고객이라고 무조건 을이 아니며 갑질을 일삼는 고객들도 너무나 많다"며 "이들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인 규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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