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친환경 기술연구 ‘박차’…“부품 경량화, 전자식 시스템 적용”
과거 자동차 업계는 크고 튼튼한 차를 만들기 위해 무거운 철 위주의 부품, 고출력, 고연비 엔진으로 기술력을 과시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고유가에 대한 비용 부담이 대두되면서 친환경과 고연비 기술 개발 과제에 직면했다.
29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부품을 경량화해 연비를 높이고, 오염물질인 오일 대신 전자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전기구동 핵심부품의 기술개발을 통한 친환경부품 부분의 경쟁력 확보 및 세계시장 선점이 필요하다는 전략아래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의 구동모터, 전력전자제어장치 및 배터리 패키지 등의 핵심부품을 개발하며 기술력과 품질력을 축적해왔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차 기술개발 5년 만인 지난해 초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핵심부품의 양산화 기술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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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EV/현대모비스 제공 |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가 순수 전기차 대비 높은 에너지 효율과 1회 충전 장거리 주행 성능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차세대 친환경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 더욱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제작 과정에서도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1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국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원과 전력, 유류 등 에너지 사용량을 파악해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작성했다.
현재 전국 사업장에서 이를 토대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친환경 관련 분야에 전문가를 발굴하고 내부전문가도 육성하고 있다.
◆불필요한 연료 사용을 막아라
▶IBS
현대모비스는 연비 향상을 위해 지능형 배터리 센서인 'IBS(Intelligent Battery Sensor 인텔리전트 배터리 센서)'를 독자 개발했다.
벤츠에서 생산하는 전 차종에 장착되고 있는 IBS는 배터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배터리 주치의'다.
차량용 배터리의 전류, 전압,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의 상태를 예측, 결과를 전자제어장치(ECU : electronic control unit) 로 보내 최적의 상태에서 작동할 수 있다.
배터리와 연계된 대표적인 장치는 ‘ISG(Idle Stop and Go)’와 ‘발전제어’다. ISG는 차량 정차 시 자동으로 엔진가동을 중지하고 출발 시에는 순간적으로 재시동하는 원리를 통해 도심 교통상황에서 최대 15%까지 불필요한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다.
발전제어장치는 주행 및 충전상태에 따라 엔진부하를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IBS가 보내주는 배터리의 정보를 이용해 배터리 상태에 맞춰 작동여부를 결정한다.
이외에도 IBS는 자동차 장기주차 후 시동 신뢰성을 높여주고,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LED 헤드램프
현대모비스는 헤드램프 부문에서도 전력효율을 높여 자동차의 연비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자동차용 LED 헤드램프는 광학구조․렌즈기술․방열시스템․ECU 모듈․반도체소자 등 다양한 핵심기술이 모인 첨단 부품이다.
LED 헤드램프(40w)는 기존 할로겐(55~60w) 보다 전력효율이 우수하다. 전력효율은 엔진의 연료효율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보통 100w 정도의 전력효율은 연료효율을 1%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6000~1만 시간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별도의 광원 교체가 필요 없고 자연적인 태양광과 같은 빛을 구현해 눈을 편안하게 해준다. 환경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소재라는 점도 LED 헤드램프의 장점이다.
현대모비스는 국산화에 성공한 LED헤드램프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도로상태․주행 및 기후조건 등 상황 변화에 따라 램프가 상하․좌우로 자동 구동되는 인공지능형 전조등 시스템(AFLS)과 네비게이션 연동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AILS)이 대표적이다.
▶TPMS
TPMS는 타이어의 상태를 모니터링해 타이어 마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막는 시스템이다. 내부에 장착된 센서가 타이어의 압력과 온도를 감지해 이 정보를 운전석으로 보낸다.
타이어 압력이 적정 공기압에 비해 10% 떨어지면 타이어 수명이 15% 정도 줄어든다는 통계도 있다. 압력이 0.21바(bar : 공기압 측정 단위) 낮아지면 연료도 1.5% 더 소비된다.
타이어에 탑재된 센서는 반도체 공정을 통해 조그맣게 제작되어 각각의 타이어에 장착되기 때문에, 정확하고 개별적인 압력측정이 가능하다.
◆환경오염의 주범, 오일을 없애라
▶MDPS
현대모비스가 2006년 초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 Motor-Driven Power Steering)는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대신하는 친환경 부품이다..
오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기식 모터 구동 방식을 사용해 차량의 주행조건에 따라 운전자가 최적의 조향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공지능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와 운전자의 미세한 핸들 조작도 감지할 수 있는 최첨단 광학식 센서를 통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MDPS는 ‘속도감응형 유압조향장치’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구성 부품종도 유압식 대비 기존 7종에서 3종으로 50%가량 줄었다.
모터․센서․전자제어장치(ECU)․감속기어로 이뤄져 차량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들고 무게도 5kg 이상 가벼워 차량 경량화 효과로 연비는 3~5% 정도 향상된다. 특히, 필요시에만 모터를 작동하기 때문에 엔진의 연료소모가 줄어든다.
신형 아반떼에 장착된 MDPS는 세계 각 업체의 동급차종과 비교해 성능, 연비개선, 안정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게를 줄여라
현대모비스는 완성차에 적용되는 각종 부품의 경량화를 통한 연비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에어백 커버와 쿠션을 감싸고 있는 장치(마운팅 플레이트)의 소재를 스틸에서 플라스틱으로 변경하면서 중량을 55% 감소시켰다. 부품 수도 기존 보다 71%나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서스펜션이라 불리는 현가장치의 구성품인 콘트롤암, 너클 및 캐리어, 모듈브라켓 등의 부품들도 동일한 내구성을 구현하는 알루미늄 소재로 전격 교체하면서 기존 무게보다 30% 경량화 시켰다. 이를 통해 15kg 이상 무게가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현대모비스는 이와 동시에 모듈 설계 단계에서의 개선과 기능 통합화를 통한 경량화도 진행하고 있다. 프런트 엔드 모듈의 경우, 기존에 36개 부품으로 이루어졌던 제품을 하나의 모듈로 제작하면서 조립공정 중 6개 과정을 줄였다. 이를 통해 30kg이던 무게를 25kg으로 감소시킬 수 있었다. 운전석모듈의 뼈대를 이루는 스트럭쳐 인패널(IP)도 기능통합일체형 구조로 설계해 부품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중량도 8% 감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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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EV 핵심부품 현황/현대모비스 제공 |
◆친환경자동차 핵심부품, 독자기술로 생산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수소연료전지차(FCEV) 주요 핵심부품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저장된 수소를 통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해 사용함으로써 차세대 친환경차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100kW급의 대용량 고속 구동모터는 최대출력이 134마력에 이르며 최고속도 160km/h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준중형급 가솔린 엔진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기존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되는 모터 출력의 3배 이상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차에 안정적 전력관리를 담당하는 저전압 변환장치, 수소와 공기를 공급받아 동력을 공급하는 핵심장치인 연료전지 통합모듈, 화학반응 일으키지 못한 수소를 재순환시켜 100% 가까운 수소 이용률을 실현한 수소공급장치를 개발, 양산 준비를 마쳤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710억원을 투자해 충북 충주에 친환경차 핵심부품 전용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이에 첨단 친환경 핵심부품을 양산하고,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 공장은 하이브리드차 부품 기준 연산 16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며 “친환경차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R&D), 품질, 생산 등의 전 과정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충주공장을 친환경 자동차 부품의 메카로 육성, 세계 시장을 선도해 간다는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