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일본 대비 2배 가까이 비싸...가격도 차등화, 사이즈도 다양하지 않아
   
▲ 일본 후쿠오카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1490엔에 판매되고 있는 남성 셔츠./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가 일본 현지보다 한국 시장에서 제품을 과도하게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대 두 배 가까이 비싼 제품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세와 환율 등을 고려해도 한국 시장에서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 유니클로 측은 각국 환율과 세금, 물류, 인건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가격이 결정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일본 현지보다 한국 시장에서 제품들을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실례로 유니클로는 남성 플란넬체크셔츠를 한국에서 2만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 제품은 일본에서 1490엔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환율(100엔당 1008.86원)로 계산해보면 1만5032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세 8%(1202원)를 더하더라도 1만6234원이다. 일본 현지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5000엔 이상만 구입해도 이 소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또 유니클로가 가을 겨울 시즌 주력으로 판매하는 울트라 라이트 다운 역시 일본에서는 베스트의 경우 3990엔에 판매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4만9900원에서 5만9900원 사이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베스트의 가격을 3990엔으로 동일하게 책정했지만 한국은 V넥 베스트는 4만9900원으로 책정한 반면 일반 베스트는 5만9900원으로 가격을 차등화 시켰다. 

울트라 라이트 다운 재킷도 일본에서는 5990엔(6만416원)에 판매되지만 한국은 7만9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 서울의 유니클로 매장에서 2만99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남성 셔츠./사진=미디어펜

유니클로가 라이프스타일 웨어라고 내놓은 '유니클로U' 역시 일본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U메리노블렌드터틀넥스웨터'는 한국에서 4만9900원에 판매되지만 일본에서는 3990엔(4만244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이즈 역시 일본에서는 S에서 XXL까지 판매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S와 M 사이즈(온라인몰 기준)만 판매하고 있다.       

'U BLOCKTECH코트'도 한국에서는 12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9990엔(1만762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이즈 역시 한국에서 S에서 L만 판매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XXL사이즈까지 판매하고 있다. 

이에 한국 유니클로 관계자는 "제품의 가격은 각국 환율, 세금, 물류, 인건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되며, 유니클로는 항상 고객 분들께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비행기로 2시간 거리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인건비 역시 일본이 더 높은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간에 이렇게 큰 가격 격차가 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이 비행기로 2시간 거리도 안 걸려 물류비가 많이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물가도 일본이 더 비싸고 인건비도 일본이 더 비싼데 물류와 인건비 등의 이유로 일본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며 "지난해 일본 유니클로는 저가 이미지 탈피를 위해 가격인상을 단행했지만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월 결산법인인 유니클로의 한국 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조237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1조1822억원 대비 4.7%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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