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팀장 개편이어 내주 일부사장단 인사 가능성

이건희회장, 충격인사 요법 통해 제2의 프랑프푸르트 신경영 드라이브

삼성그룹의  일부 사장단 인사가 조만간 단행될 전망이다. 빠르면 5월 연휴 이후인 내주가 디데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이 지난달 30일 이건희 회장의 참모조직인 미래전략실과 주력사인 삼성전자 팀장급을 전면교체한 데 이어 일부 계열사 사장들에 대한 인사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회장이 강력히 주문해온 마하경영을 더욱 강하게, 더욱 빠른 속도로 진척시키려는 포석이 강하다. 이회장은 올들어 그룹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다 바꿔 다시한번 글로벌초우량기업으로 혁신과 도약을 하자고 강조해왔다. 삼성은 전사적으로 마하경영과 관련한 합숙세미나와 토론회를 벌여왔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팀장 전면교체에 이어 일부 사장단 인사를 통해 마하경영을 실천하기위한 조직정비와 진용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려면 설계도는 물론 엔진, 소재, 부품을 모두 바꿔야 하는 것처럼 삼성이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기존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도 혁신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삼성의 연쇄 인사는 이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다. 지난해말 출국했다가 지난달 중순 귀국한 이회장은 4.30 충격인사를 통해 사장단과 임원들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 연말 정기인사가 아닌 기간에 참모조직과 삼성전자 팀장을 대폭 교체한 것은 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복잡하고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마하경영을 주문했지만, 아직도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사장단과 임원들이 있고, 향후 10년, 20년을 겨냥한 미래신수종도 뚜렷하지 않은 실정이다.

그룹의 대외적 환경도 부담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와 관련, 대기업그룹의 오너경영을 규제하려는 순환출자규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대응,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단순한 구조로 해소하고,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위한 계열사간 사업재편을 서둘러왔다.

이와함께 반도체공장 직원의 백혈병 사망 논란과 관련한 유가족과의 협상,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사고, 삼성카드 대형화재에 따른 수일간의 카드 거래 중단 등의 악재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요인들도 그룹분위기 쇄신과 심기일전을 다지게 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촉구하려는 게 그룹수뇌부의 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공장 전 직원의 백혈병사망과 관련한 유가족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데다, 이에대해 대책도 답보상태에 있는 것은 그룹에 적지않은 부담이다. 유가족등으로 구성된 ‘반올림’은 심상정 통합진보당의원 및 좌파 시민단체, 급진 노조단체와 연계해 이 문제를 정치적, 사회적 이슈로 끊임없이 확산시키려고 획책해왔다.  문화계 좌파들은 백혈병환자를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어 최근 상영하기도 했다. 반올림의 끝없는 요구와 시위는 사실 대책이 없다. 이들은 원만한 보상보다는 무노조 삼성을 뒤흔들기위한 치밀한 이데올로기적, 노동투쟁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 삼성그룹이 연쇄 인사를 통해 그룹분위기를 쇄신하고, 미래 신수종사업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전략실 및 삼성전자 팀장 개편에 이어 조만간 이뤄질 일부 사장단 인사는 2014년판 제2의 신경영드라이브를 추진하기위한 체제개편과 진용정비로 보인다. 제2의 프랑크푸르트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회장은 회장 취임후 5년후인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놓고선 다 바꾸자”며 대대적인 신경영혁신에 돌입했다. 독일에 가기전에 이회장은 미국의 가전매장 구석에 쳐박혀있던 삼성TV와 냉장고 등을 발견하곤 등에 식은땀을 흘렸다. 이대론 안된다며 질경영을 위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제창한 것. 이전에 구미냉장고 공장에서 직원이 규격에 맞지 않게 출하되는 제품을 손으로 깎아 다듬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본 것도 이회장의 위기의식을 갖게 했다.
 

프랑크푸르트에 사장단을 모아놓은 이회장은 이수빈 비서실장등에게 “이제는 질경영으로 가야 한다. 양경영, 양떼기경영은 더 이상 안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수빈 비서실장은 “양경영도 질경영과 같이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가 이회장이 책상을 치는 등 결연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회장의 4.30충격인사와 후속 일부 사장단인사는 제2의 신경영인 마하경영을 전그룹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설계도는 물론 부품과 엔진 소재 등을 모조리 바꿔보자는 이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타성이 익숙해진 사람을 바꿔서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실감케 한다.

인사 개편 방향은 50대 초중반인사는 일선에서 퇴진시키고, 50대 초반의 젊은 인재들을 전진배치시키는 것으로 모아진다. 젊은피들을 마하경영 수립을 위한 강력한 리더들로 활용할 것임을 예고케 한다.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10년후엔 주력업종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현재의 주력사업을 대체하는 미래신수종사업 개발과 상업화의 중책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뤄질 후속 임원 인사도 이를 뒷받침하기위한 실무조직 개편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테스트 베드성격이 강하다. 연말 정기인사 때까지 이들의 실적을 평가하려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회장의 충격 인사 요법이 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을 잘 극복하고, 미래신수종 개발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의 강도 높은 개혁과 조직개편은 앞으로 다른 그룹에도 상당한 파급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