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도 안한 김철균 전 비서관 '낙하산' 거론돼 곤욕, 김철규씨와 혼동한듯

한국증권기자님들, 이렇게 무책임한 취재를 해도 됩니까?
코스콤 사장 공모, 김철규와 김철균을 혼동, 엉뚱하게 김철균씨 피해...

   
▲ 김철균 전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
“한편의 코미디다.” “웃기고 자빠졌네.” “기자들이 사장 후보 이름을 잘못듣고 엉뚱한 사람갖고 놀았다.”
증권전산을 담당하는 공기업인 코스콤 신임 사장을 둘러싸고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연합인포맥스를 비롯한 대부분 신문과 인터넷신문사 증권기자들이 코스콤 신임 사장으로 거론되는 사람과 이름이 비슷한 전 고위공직자가 유력하게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썼기 때문이다.

코스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우주하 전사장 후임으로 정연대 엔쓰리소프트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추천했다. 정연대 사장은 서강대 수학과 출신으로, KIST, ETRI를 거쳐 엔쓰리소프트를 창업해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에서 재직할 동안에 대선 기간에 박근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대통령 배출에 기여한 서강대몫으로 정사장이 티켓을 거머쥐었을 가능성이 많다.

증권기자들은 코스콤 사장 공모과정에서 김철균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에 가장 많은 비중을 뒀다. 신임 정연대 사장과 이름이 비슷한 정연태 전 코스콤 사장까지도 언급했다. 김철균 전 비서관은 사장 후보 공모과정에서 사장추천위로부터 한번의 연락도 받은 적이 없었다. 헤드헌터사와도 접촉한 적이 없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기자들은 김 전비서관이 박근혜대통령의 대선켐프에서 SNS본부장을 맡은 것까지 거론했다. 청와대에서 모종의 낙점을 받은 것처럼 기사화했다. 신임 사장이 되면 낙하산인사로 낙인찍으려는 듯했다.

그런데 정작 코스콤 사장 후보로 검토돼온 인사는 김철균씨와 이름이 비슷한 김철규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규씨는 전 SK텔링크 대표로 재직했으며, SK텔레콤 상품개발본부장과 SK네트웍스 부문장(부사장) 등을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다.

김철규와 김철균...공모자 명단을 흘려준 모처에서 김철균과 김철규씨를 혼동해서 알려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자들이 사실 확인도 없이 김철균 전 뉴미디어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무책임한 ‘소설’을 썼다. 취재의 기본원칙인 팩트확인도 안거친 엉터리 작문기사들이다. 김철규씨는 서강바른포럼 회장을 맡고 있어 박근혜 대선켐프와 이런저런 연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기자들은 정작 코스콤 사장에 정연대 엔쓰리소프트 대표가 선정되자, 이번엔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김철균 전 비서관은 정작 응모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제2의 소설을 썼다. 사장 응모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치인과 관료출신을 앉히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곁들였다. 기자들은  김 전 비서관외에 우기종 전 통계청장(기획재정부 출신)도 유력한 후보자 중 하나라고 쓴 바 있다.

기자들은 의외의 인물인 정연대씨가 코스콤 사장으로 확정되자 ‘세월호’ 참사로 관료들의 낙하산인사가 불거진 상황에서 정치인과 관료출신을 임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그럴듯한 해설까지 붙였다.  김철균 전 비서관은 정치인출신이라서 응모하지 못했다는 것. 또다시 김전비서관의 명예를 훼손하는 작문을 쓴 것이다.

사건의 전말을 지켜본 김철균 전 비서관은 “코스콤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사장 응모와 관련해서 헤드헌터나 사장추천위원회측과 아무런 논의 한번 없었다”면서 “사장 공모에 갑자기 제가 유력한 후보라는 기사가 나오더니 공모 마감후에는 왜 응모를 안했냐고 확인 전화까지 해주는 ‘친절한(?)’ 기자들이 많았다”고 씁쓸레했다.

증권기자들은 이번 코스콤 사장 공모과정에서 제대로 취재도 안하고, ‘카더라’ 소식만 듣고, 소설을 써댔다. 부끄러운 기자들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세월호 침몰이후 지상파, 종편, 뉴스채널등이 기자윤리와 보도지침에 어긋나는 과잉취재, 거짓방송, 떼거지취재, 소방차취재등으로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희생자와 실종자 유가족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줬던 것과 하나 다르지 않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 jungleelee@mediap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