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뇌증 사망...민간잠수사 사망 현장 '의료진 없었다'...골든 타임 낭비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21일째인 6일 희생자 수색 구조 작업에 나섰다 물 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민간 잠수사가 동료 잠수사들에 의해 작업 바지선으로 끌어올려졌던 순간, 현장에는 긴급 응급 조치를 취할 의료진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MBC TV 방송 캡처
 
생명이 위급한 의식 불명 상태에서 전문 의료진에게 응급 조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잠수사는 헬기로 이송돼 사고 발생 5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끝내 숨졌다.
 
이날 숨진 이모씨의 사망원인도 수중에서 빠르게 상승해 과도하게 팽창된 질소로 뇌혈관이 막히는 '기뇌증'으로 밝혀져 질소 누적에 따른 사망일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병원 측은 "민간잠수부 이 씨가 오전 7시 36분 숨을 거뒀다"고 밝히고 "사인은 '기뇌증(氣腦症)'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뇌증'은 압력 차이로 인해 뇌에 공기가 들어가, 뇌혈관이 막히는 증상을 말한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6분께 침몰한 세월호 선체 5층 로비 부근에 가이드라인을 설치하기 위해 민간잠수사 이씨가 바닷 속으로 투입됐다.
 
이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30여년 동안 잠수업계에서 일해왔으며 안산 화력발전소, 청평댐 수문 교체, 화천댐 비상방류 관거 설치 등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 잠수사다.
 
전날인 5일 오전 바지선에 도착한 이씨는 이날 첫 수중 수색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11분여 뒤, 이씨는 정상적이지 않은 호흡 소리와 함께 통신이 두절됐다. 수심 24m 지점이었다.
 
 통신이 두절되자 동료 잠수사 2명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으며 이씨는 수심 22m 지점에서 6㎜ 가이드라인에 공기 호스가 걸려 있고 산소 마스크가 벗겨진 상태로 발견돼 오전 6시21분께 작업 바지선 위로 구조됐다.
 
바지선 위에는 긴급 응급 조치를 해 줄 의료진이 없었다. 이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최초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것도 동료 잠수사와 바지선에 함께 있던 소방대원들이었다.
 
바지선 인근에 있던 청해진함의 군의관은 이씨가 물밖으로 구조된 지 10분이 지난 오전 6시31분께 도착해 인공호흡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사가 걸린 위급한 상황에서 해군 함정에서 바지선으로 이동하는데 소중한 시간 10분을 낭비한 것이다.
 
 이씨는 오전 6시44분께 3009함에 대기 중이던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며 치료를 받다가 오전 7시36분께 결국 숨을 거뒀다.
 
기뇌증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기뇌증 사망, 어떻게 이런 일이”, “기뇌증 사망, 우려가 현실이 되었네...”, “기뇌증 사망, 잠수부로 사람인데 안타깝다”, “기뇌증 사망, 석가탄신일에 이 무슨...”, “기뇌증 사망,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