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이 지난달 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에 대해 미중러가 보유한 미사일급이라는 평가까지 나온 가운데, 북한의 실제 핵무력 완성에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 주목되고 있다.
관건은 북한 미사일 기술이 상당히 진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실전배치해 미국 등 국제사회에게 실제 위협이 되는 핵무력을 완성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다.
군당국과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국방부는 1일 국방위 현안보고 자료에서 이번 화성-15형 미사일에 대해 "14형 엔진2개를 결합해 1단 엔진을 만들었고 2단 몸체는 14형 보다 3∼4배 증가했다"며 "대기권 재진입·종말 단계 정밀유도·탄두 작동 여부에 대한 추가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군이 이번 화성-15형을 'KN-22'라는 명칭으로 부르기 시작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임을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핵보유와 핵실험 성공, 이동수단을 갖춰 핵미사일 기술을 완성하는 것과 실전배치하는 것, 상대방 선제타격에도 살아남아 응징 보복하는 이격능력을 갖추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핵억지력은 이격능력이 핵심이고 수치적으로 어느 시점에 어디에 도달하느냐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동엽 교수는 화성-15형 발사에 대해 "정상 실거리 발사를 안했기 때문에 '기술적 완성'이라고 보기에는 유보적"이라며 "상당부분 기술적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 이를 북한이 공개만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또한 화성-15형이 미 동부까지 도달 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ICBM 핵심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에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마이클 엘러먼 선임연구원은 최근 기고문에서 "ICBM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추가발사가 필요하고 향후 1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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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지시를 친필명령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사진=연합뉴스 |
참여과학자연대의 미사일 전문가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조만간 핵미사일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지만 6개월이 될지 2년이 될지 얘기하긴 어렵다"고 전망했고,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북한이 이런 발사차량을 직접 만들 수 있다면 생산 가능한 미사일 수 등 군사력에 있어 큰 제약이 사라진 것"이라며 "북한은 향후 장거리미사일 액체연료를 고체연료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았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ICBM 기술을 확립하기까지 수십년 걸렸으나 북한은 ICBM 시험발사 4개월만에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엘러먼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수차례 시험발사에 실패한 무수단이 갑자기 화성-12형과 14형 등 새로운 미사일로 대체됐다"며 "어느 나라도 이렇게 단기간에 중거리 미사일에서 ICBM으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화성-15형 발사 후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이라며 핵무력 완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1일 "수백㎏ 중량의 탄두를 장착해 핵무기를 장착하기 충분한 규모고 미국 중국 소련이 보유한 미사일급"이라고 분석했고, 독일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ST 애널리틱스 박사는 "800㎏에서 1t 이상 탄두 중량까지 탑재해 미 서부로 보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화성-15형 발사에 대해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며 1일 오후 이를 자축하는 국민연환대회를 열었다. 이번 발사를 계기로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 미사일 공격능력을 어디까지 더 진전시킬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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