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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변호인단 "시달린 사람이 범죄자 몰려선 안돼"
조우현 기자
2017-12-06 17:21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 부회장 변호인단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향해 "삼성이 정경유착의 근원이라는 결론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6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특검이 특정한 결론을 앞세우다 보니 구체적인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상적인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에 둘러쌓여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미디어펜 DB


또 특검이 항소심 공판 초반에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 다음가는 주범은 이 자리에 있는 피고인들'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특검이 가리킨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직 임원 4명이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이 같은 발언은 최서원과 국정농단 사건에 가담해 기업으로부터 여러 이익을 챙겨간 사람들보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시달리고 경우에 따라 곤혹을 치른 기업이 더 큰 책임을 지어야 할 범죄자라는 취지로 이해된다"며 "이는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과 전체적인 평가는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을 통해 이루어진 바 있다"며 "헌재는 '기업들이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재산권,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특검은 "삼성은 다른 기업들과 달리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이 같은 입장을 언급하며 "(삼성과 다른 기업들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피고인들이 어떤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다른 기업인들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삼성이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은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고,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이며, 국내 최대 기업이라는 점"이라며 "그것 때문에 삼성은 권력으로부터 가장 많은 후원요청을 받았고,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내야 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이 점이 해당 사건의 본질이자 핵심"이라며 "그런 점을 외면하고 어떻게든 피고인들이 정경유착의 근원이라는 결론을 앞세우다 보니 구체적인 청탁은 안 밝혀지고, 구체적인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묵시적 청탁과 포괄적 현안이라는 추상적인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국정농단에 가담한 사람과 피해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의 위치가 바뀌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사람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 독대 앞두고 "건의사항 문서 만든 LG" vs "건의사항 없는 삼성"


변호인단은 이날 공판에서 “LG그룹 총수가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 독대 당시 ‘문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재단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고 했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의 진술도 이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LG그룹 총수와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도 독대 당시에는 문화 재단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의미다. 


변호인단은 "특검은 기업 총수와 관련된 사실이 나오면 '은폐하고 숨긴다'는 취지로 말씀하지만 모든 기업이 짜고 사실을 은폐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윤인대 전 청와대 행정관 조서 내용을 언급하며 "당시 윤 전 행정관은 삼성그룹은 대통령에 대한 건의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따로 보고서를 만들지 않았고, LG그룹은 건의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담당 행정관과 연락하며 보고서를 작성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안종범 전 수석 등에게 어떤 청탁도 하지 않았고 관련된 현안도 없었다"며 "여타 기업에서 나타난 안종범 과의 친분 도모하는 시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변호인단은 지난 10월 30일 공판에서 "특검은 삼성과 다른 기업의 재단 출연에 차이가 없음에도 삼성에만 법적 평가를 달리하고 있다"며 "케이·미르재단 출연 당시 다른 기업들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했음에도 이런 점을 무시하고 삼성에만 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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