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지연시 중기탈출 대란 해고대란 쌍둥이대란 불가피, 여야합의안 통과 시급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최저임금제와 관련해 정치권에 절박한 호소를 하고 있다.

박회장은 요즘 '국회찾아 삼만리' 고행을 하고 있다. 국회를 올들어 5번이나 찾았다. 여야지도부와 환노위를 찾아가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단축관련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원내대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과 홍영표 환노위원장, 환노위 여야간사등을 잇따라 만났다. 중소기업들의 다급한 사정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박회장은 적폐 집단으로 내몰린 전경련회장을 대신해 재계총리역할을 맡고 있다. 재계수장이 국회를 구두가 닳도록 돌아다니는 것은 노동관련법의 개선이 너무나 시급하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방치하면 중소기업들에겐 ICBM급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 해외로 탈출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 자영업자들도 급등한 인건비부담을 못이겨 해고등이 러시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정부를 자처한 문재인정부에겐 기업 탈출 대란, 해고대란 등 쌍둥이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야는 박회장의 절박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내년부터 급격히 오르는 최저임금 시행시기가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점은 심히 우려된다. 대법원은 내년초 근로시간단축에 관한 최종판결을 할 예정이다. 현재 상태로는 노동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고용부는 국회가 관련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행정명령으로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축소키로 공언한 상태다.

박회장은 여야의 대치속에서 고심 끝에 근로시간의 단계적 단축방안을 수용키로 했다. 고육지책의 결단이다. 이 문제를 여야에 맡기면 희망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야가 대치한채 법안통과를 하지 못할 경우 끔찍한 역풍이 불게 된다. 중소 영세기업까지 유예기간의 혜택없이 주당 52시간을 실행해야 한다.

   
▲ 박용만 상의회장이 국회문턱이 닳도록 찾아가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단축 제도개선을 위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여야는 대치로 인해 무기력한 상태다. 이를 방치하면 중소 영세기업들의 해고대란 탈출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상의제공

 박회장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수정해달라고 호소중이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켜달라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내년에 16.4%나 오른 일급 7530원으로 급등하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연봉 3000~4000만원 받는 중산층 근로자도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보게 된다.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최저임금인상이 엉뚱하게 중산층 근로자에게 돌아간다.

환노위는 여야3당 간사가 합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라도 통과시켜야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여야는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되, 300이상 사업장은 2018년 7월부터, 50~299인은 2020년 1월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시행한다는 데 합의했다. 다행히 노동계가 요구하는 휴일근로 중복할증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강경파들은 단계적 시행안마저 거부하고 있다. 

박회장은 근로시간 단계적 단축방안을 수용하는 용단을 내렸다. 최악을 피하기위해 차악을 선택한 셈이다. 박회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상의가 이정도의 어려운 결단을 내렸으면 여야는 화답해야 한다.

최저임금 개선방안도 부지하세월이다. 고용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6일 개최한 토론회에선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하는 방안, 모든 수당과 임금을 포함하는 방안등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정부도 최저임금 급등이 가져올 해고대란을 어느 정도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야는 최저임금제도개선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관련법 개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여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수준의 통상임금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 OECD회원국 상당수는 상여금과 숙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고 있다. 업종 지역별로 최저임금 수준을 달리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기본급과 고정수당만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니 연봉 4000만원 중산층 근로자가 최저임금 혜택을 보는 모순이 발생한다.

김동연 경제팀, 여야는 재계의 절박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박회장이 당부하는 것은 재벌이나 대기업들을 봐달라는 게 아니다. 중소 영세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정부의 중소기업육성정책에도 부합한다.

여야가 여전히 일부강경파의 위세에 눌려 합의안처리를 미루면 중소기업들에겐 재앙이 된다. 가래로 막을 일을 서까래로도 못막게 된다. 정치권이 입만 열련 강조하는 중소기업 지원과 경영난 타개를 위해 관련법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

전국의 풀뿌리중소 영세기업의 일자리를 지키려면 여야가 결단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막대한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들이 모처럼 사회적 약자인 중소 영세기업들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박회장의 숱한 국회발걸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