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로랑생展-색채의 황홀' 3월11일까지 한가람미술관서 열려
[미디어펜=김영배 기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화가 마리 로랑생의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은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KBS와 공동으로 마리 로랑생 국내 최초 특별전인 '마리 로랑생展-색채의 황홀'을 9일(토)부터 내년 3월11일(일)까지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다. 마리 로랑생의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전시회는 프랑스의 천재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의 주인공으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마리 로랑생을 소개하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70여 점의 유화와 석판화, 수채화, 사진과 일러스트 등 160여 점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관람객을 만나게 된다.

   
▲ 마리로랑생. 시골에서의춤. 캔버스에유채/자료제공=예술의전당


◇ '미라보 다리의 주인공, 마리로랑생은?

마리 로랑생(1883~1956)은 1·2차 세계대전의 풍랑 속에서 영화나 연극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였다. 

여성 화가가 드물던 약 100여 년 전 마리 로랑생은 미술교육기관인 아카데미 앙베르에서 입체파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르주 브라크'에게 재능을 인정받으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파블로 피카소의 작업실이자 전 세계에서 파리로 몰려든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이기도 했던 세탁선(洗濯船: Bateau-Lavoir)을 드나들며 기욤 아폴리네르, 막스 자코브, 앙리 루소 등과 어울리며 본격적으로 작품 세계를 일궈가며 '입체파의 소녀' '몽마르트의 뮤즈'로 불리게 된다.

입체파와 야수파의 경향성을 작품에 두드러지게 드러내며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활약하던 마리 로랑생은 피카소의 소개로 모더니즘의 선구자이자 시인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열애에 빠진다. 

그러나 두 사람의 열애는 엉뚱하게도 1911년 벌어진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에 기욤 아폴리네르가 연루 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1912년 아폴리네르는 실연의 아픔을 담아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명시가 된 <미라보다리>를 발표한다. 

이후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독일인 남작과의 결혼생활에 실패한 마리 로랑생은 색채에 대한 섬세하고 미묘한 사용과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통해 그 어떤 예술가와도 다른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한다. 

1920년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초상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며 여성 예술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 

전남대학교 미술사학과 정금희 교수는 "마리 로랑생은 윤곽선을 없앤 1차원적 평면성과 부드럽게 녹아드는 듯한 파스텔 색채만으로 평안함을 주는 형태를 완성했다"며 "이는 그림을 통해 세상의 고통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려 했던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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