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소신지원' 상위권 '대학 군별 선택' 신중 기해야
거인의어깨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은 수능시험 이후 수험생들의 정시 지원전략 설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2018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설정‘을 주제로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정시모집에서의 모집군의 분포와 특징을 간략하게 알아본 후 2주에 걸쳐서 수능 최상위권, 상위권, 중위권별 지원전략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편집자 주>

   
▲ 김형일 거인의어깨 연구소장
'가·나·다'분포 고려한 지원전략 필요

2018년 1월 6일부터 진행하는 정시모집에서는 가, 나, 다 군별로 각각 한 번씩 최대 세 번의 지원 기회가 있다. 올해 입시의 마지막 지원 기회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성적대에 맞추어 지원 가능한 대학, 학과들이 군별로 어떻게 분포돼있는지 파악 후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모집군별 대학과 학과의 분포는 수험생들의 수능 성적이나 선호도에 따라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동일한 모집군에서 겹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비슷한 성적대의 대학들 중에도 수험생들이 보다 선호하는 대학, 학과가 존재하고 수험생 대부분 적어도 하나의 군에서는 상향 지원을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각 수능 성적대 별로의 지원 패턴이 형성된다. 

따라서 이러한 지원 패턴을 잘 파악하면 보다 안정적인 지원 전략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에 두고 그간 중점적으로 활동해 왔던 비교과 활동들을 고려하여 학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시모집에서는 군별로 지원 가능한 선에서 학과보다는 보다 대학명을 중심으로 지원전략을 생각하게 된다. 

이 때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과목별 반영 비율’이다. 수능 전 영역에서 고르게 고득점을 획득한 최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역별 점수의 편차가 있는 편이다. 이 때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반영 비율을 적용하는 대학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모집군 내에서 대학, 학과를 선택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수능 백분위 96%' 최상위권 지원 전략은

수능 평균 백분위 96% 이상의 최상위권 학생들은 서울대를 지원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지원패턴이 크게 달라진다. 인문계 최상위권의 서울대 지원선은 절대평가가 시행된 영어를 제외한 수능 평균 백분위 97.5% 이상의 수준으로 생각하면 적절하다. 

다만 수학의 반영비율이 높기 때문에 동일한 평균 백분위에서도 수학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은 학생이 유리하며, 탐구영역의 변환표준점수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해 사회탐구 영역의 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과목별 만점자의 백분위의 폭이 크게 벌어지는 만큼 사탐에서 일부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가군에서 서울대를 선택한 학생들은 자연스레 나군에서는 연세대와 고려대에 지원을 하게 된다. 이 때 서울대 중하위 학과에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연·고대의 경영, 미디어 등의 상위 학과에 지원하게 되고 결국 이는 연·고대 최상위 학과의 미등록자가 증가하게 되는 패턴을 만든다. 미등록자가 많아지면 당연히 최종 합격 커트라인은 내려간다는 점을 잊지 말자. 

가군에서 서울대 지원을 포기하고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로의 지원을 결정한 학생은 정상적으로 연세대, 고려대 합격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충원합격률이 높은 학과로의 지원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또 나군 지원에서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의 지원에 있어서도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가, 나군에서 학과별로 분할모집을 실시하는 반면 서강대는 전 학과를 가군에서만 선발한다는 점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이들 지원자들 중에서도 나군의 연세대, 고려대로의 이탈자가 상당히 발생하여 충원합격률이 비교적 높게 형성된다는 점도 참고하자.

문제는 다군이다. 다군에는 중앙대 일부학과가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중앙대 일부학과는 다군에서 충원비율이 상당히 높지만 합격 가능 점수 또한 상당히 높게 형성된다. 중앙대 다군 선발학과에는 경영, 경제, 광고, 교육, 영어, 유아, 통계, 그리고 간호학과가 있다. 

나군에서 선발했던 경희대(서울) 경영학과는 전년도부터 가군 선발로 이동했고, 학과분할 선발이 없어지며 서울시립대의 경영학과와 자유전공학부도 가군으로 이동되었다. 한국외대의 경우 나군 선발학과는 합격가능선이 높아진 반면 가군의 경쟁은 이전보다 약화될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나군에서 안정적인 지원을 하고 가군에서 보다 도전적인 지원 전략을 세워보는 것이 좋겠지만, 평균 백분위 93~94% 정도의 수험생은 가군에서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최상위 수능성적의 자연계열 학생의 경우는 전국 의학계열을 고려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지원 패턴이 형성된다. 서울소재 의과대학의 지원은 영어 제외 수능 평균 백분위 97.5% 이상, 지방소재 의과대학은 수능 평균 백분위 96.5% 이상이어야 한다. 영어는 무조건 1등급을 취득해야 하며, 과탐에서 Ⅱ과목 응시가 필수인 가군 서울대 의예과를 필두로 가군에는 경희대, 중앙대, 이화여대,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 전남대, 충북대, 충남대, 연세대(원주) 의예과가 있다.

나군에는 가톨릭대, 연세대, 한림대, 울산대, 성균관대, 한양대, 가천대, 을지대, 원광대, 영남대 의예과가 있으며, 다군에는 인하대, 아주대, 순천향대, 단국대(천안),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동국대(경주), 고신대 의예과가 있다. 의예과는 대학에 상관없이 최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집중되며 가군과 나군에 비해 매우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추가 합격자 또한 상당히 많다는 점을 유의하자.

의과대학 지원을 제외한 일반학과 지원을 원하는 수험생들의 지원 성향은 인문계열과 대체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즉 학과보다도 학교명을 보고 지원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자연계열 학과는 동일 대학 내에서도 학과 간 합격 가능 점수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편이기 때문에 희망 학과에 따라서 선택의 방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본인의 수능 성적에 맞춰서 희망하는 학과, 대학의 예상 합격 점수분포를 확인하고, 비선호 학과를 선택하여 진학 대학의 순위를 높이는 방법도 하나의 지원 전략이 될 수 있다. 

KAIST, DGIST, GIST와 같은 특수대학들 중에는 비록 소수이지만 각각 10~20명 정도의 학생들을 정시에서 선발하니 모집군과 상관없이 별도로 지원이 가능한 특수대학들의 지원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상위권 합격선 예측 어려워, 지원 전략은?

수시 모집인원의 확대로 인한 정시 선발인원의 감소, 영어영역 절대평가의 첫 실시와 더불어 수능 일부 영역에서의 난이도 조절 실패 등으로 인해 올해 정시모집에서 상위권 학생들은 예년에 비해 특히나 합격선 예측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다 다군 선발 대학의 부족이 더해져서 적어도 하나의 모집군 이상에서 보다 안정적인 하향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위권 학생들은 학과를 포기한 선택이 가능한지 여부와 입시 재도전을 염두에 뒀는지의 여부에 따라 지원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입시 재도전을 결심하는 데 있어도 올해의 경우 현 고등학교 2학년인 2000년생, 이른바 ‘밀레니엄 베이비’로 인한 학령인구의 증가 떄문에 재수 결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수능 평균 백분위 96% 이하의 상위권 수험생들은 최상위 주요 대학과 상위 10개 대학 수준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의 폭은 넓겠지만, SKY로의 진입과 주요 대학에서의 안정적 지원을 동시에 염두에 둔다면 결코 쉽지는 않은 고민이 될 것이다.

인문계열 수능 평균 백분위 97% 이상의 경우 연세대와 고려대 진학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하위권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의 경우에도 특성화학과나 선호학과를 선택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보통 중앙대, 경희대의 상위 학과나 한국외대의 LD, LT학부, 서울시립대의 세무학과 등 선호도 높은 학과들이 이 수준의 수능 성적대를 형성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의 선호 학과가 수능 평균 백분위 94% 정도, 중앙대와 이화여대가 보통 93% 정도의 합격 가능 점수가 형성된다. 이렇게 대학별 다양한 성적대가 존재하지만 한 대학 내에서도 학과의 선호도에 따른 성적 편차도 크게 나타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며 학과지원에서 세심히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상위권 수험생들이 정시 지원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역별 반영비율을 고려해서 비슷한 성적대의 경쟁자들보다 자기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인문, 사회과학, 상경, 자연과학, 공학, 생활과학 등 계열별로 과목별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영어영역의 1등급과 2등급 간 점수 차이가 큰 대학으로 경희대와 서울시립대가 있다. 경희대 인문계열은 총점 기준 8점, 서울시립대는 7점의 차이가 난다. 숙명여대와 연세대는 5점, 건국대, 동국대, 한국외대와 한양대는 4점의 차이가 난다. 등급 간 점수 차가 가장 큰 대학은 이화여대이다. 이화여대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영어에서 2등급을 받을 경우 10점을 잃게 된다. 자연계열은 인문계열보다 대체적으로 급간의 점수 차가 적은 편이다.

이외에도 경희대는 8점 차이로 동일하지만, 서울시립대와 홍익대는 5점의 차이가 난다. 건국대는 1등급과 2등급의 점수가 동일하다.

올해는 첫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실시로 인한 변별력이 줄어든 만큼 다른 과목에서의 변별력을 확보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대체로 수학의 반영비율이 높은데, 수학의 반영비율이 40%를 넘는 주요대학으로는 서강대 46..875%, 성균관대 40%, 숙명여대의 통계학과와 수학과 40%, 중앙대 40%가 있다. 인문계열에서 국어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은 성균관대와 중앙대다. 이들은 국어와 수학을 40%, 탐구는 20%를 반영한다. 인문, 자연계열을 통틀어 탐구과목의 반영비율이 30% 이상인 대학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홍익대 등이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반영비율을 찾는 것과 함께 모집 군별 지원 대학을 선택하는데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다군의 경우 최상위권의 전략에서와 마찬가지로 상위권 수험생들도 중앙대와 건국대 일부학과에 대학명만을 보고 집중하게 되는데,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눈높이를 낮추고 범위를 넓혀서 지원 대학을 탐색해야 할 것이다.

학생부 성적이 반영되는 대학으로는 건국대와 한양대 나군이 있다. 이들 대학의 반영비율은 10%로 낮은 편이며 등급 간 점수 차도 소수점 정도의 차이이기 때문에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등급 간 점수의 차가 벌어지는 구간이 있으므로 반드시 자신의 성적에 비추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유불리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영어영역의 절대평가로 인하여 올해 정시 지원의 판세는 더욱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본 칼럼에서 제시한 방법을 토대로 꼼꼼하게 정시 지원전략을 수립하여 지원 대학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