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심정지로 숨진 것을 두고 집단사망 원인에 대한 추측이 엇갈리고 있다.

이대목동병원과 경찰에 따르면 생후 9일부터 6주까지의 남아 2명과 여아 2명은 16일 오후5시40분부터 혈중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심정지 증세를 보였고, 환아 4명은 오후9시31분부터 10시52분까지 81분간 순차적으로 숨졌다.

당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는 주치의인 의사 1명과 간호사 4명이 근무하고 있었고 환아 4명은 총 16명의 미숙아 중 중환자실 가운데열 나란히 3자리와 바로 옆열 가운데 1자리에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아들은 모두 복부팽창 및 호흡곤란의 증상을 보이며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는 "사망 9시간 전부터 아기의 배가 부풀어 있었다"는 일부 유족의 진술을 들며 괴사성 장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환아 사망 원인에 대해 17일 "환아 4명 가운데 2명이 괴사성 장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했다"며 "고열 및 심한 설사 등 환아들에 대한 사전 이상증세는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사인은 부검 결과를 확인해야 하지만 감염병 발생으로 인해 동시에 사망하는 일이 거의 없다"며 감염병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사고가 일어난 현장인 이대목동병원은 "숨진 아이 4명이 동시에 같은 증상을 보이며 심정지 등이 갑작스럽게 진행됐다"며 "사망 원인을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생후 9일부터 6주까지의 남아 2명과 여아 2명은 16일 오후5시40분부터 혈중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심정지 증세를 보이며 몇시간 뒤 사망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감염내과 및 신생아과 전문의들 또한 괴사성 장염과 같은 감염병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았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몇십년 전 위생 여건이 열악했던 시절 장출혈균으로 환아들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지금과는 그 궤를 달리 한다"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정맥주사를 통해 환아들의 혈액에 직접 침투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다른 전문의는 "오염된 수액이 혈액에 투여되어 감염됐을 수 있지만 사건 현장에서 12명의 다른 환아들과 달리 4명만 연달아 같은 증상을 보인 이유가 따로 있을 것"이라며 섣부른 추측을 삼갔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인큐베이터 산소공급기 등 생명유지장치의 오작동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과수는 18일 오전8시30분부터 환아들에 대한 부검에 들어갔고,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관 5명 등 총 9명을 사고 현장에 파견해 당시 함께 입원해있던 16명 신생아들의 감염병 징후 및 특이사항 여부와 관련해 의무기록을 조사하고 있다.

극히 이례적인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을 두고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양천구보건소도 이대목동병원을 상대로 17일부터 이틀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겼거나 퇴원한 신생아 12명의 건강상태가 현재까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국과수의 1차부검은 3시간 가량 소요되지만 이를 통해 정확한 사인이 당장 밝혀지기는 어렵다.

약물 및 혈액에 대한 검사는 1주일 정도 걸리며, 종합 부검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4주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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